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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12일 17: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면세업계가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을 맞아 실적 변화가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국내 여행수요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해외로 떠나지 못하는 국내 수요와 외국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업체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IB토마토>는 엔데믹을 맞아 여행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한 호텔·면세업계의 수익성 창출 전략 등을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호텔롯데가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을 맞아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향후에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관광객 유치를 강화하고 해외사업 확장을 통한 신규 매출원 창출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호텔롯데가 9조원에 달하는 총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규 투자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롯데호텔)
면세사업구조 개선·리오프닝 수혜에 1분기 흑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약 35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올해 초 중국 따이궁(대리구매상)에 대한 송객수수료 인하 효과와 동남아시아·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매출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4976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후 2021년에는 2611억원, 2022년 799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엔데믹 첫 해인 올해 1분기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향후에도 영업이익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1분기 매출액은 1조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709억원) 대비 약 25% 감소했다. 올해 초 단행한 수수료 인하에 응하지 않는 따이궁 객수가 줄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호텔롯데의 매출액은 2019년 7조3965억원에서 3조8445억원으로 반토막이 난 뒤, 2021년 4조5967억원, 2022년 6조495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업체측은 매출액 등 실적 개선을 위해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맞춰 자유·단체 관광객, 기업간 거래(B2B) 세일즈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롯데호텔 서울의 객실 이용은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바 있다. 지난 5월과 6월 롯데면세점의 대표적인 문화행사인 롯데패밀리콘서트 개최를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등 서울에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뤄진 점 등이 객실 이용 증가로 이어졌다.
향후에도 호텔롯데는 시내면세점 인프라 확충과 온라인 프로모션·온라인 면세점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올 하반기 예정된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 아쿠아리움&L7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으로 신규 매출원 확보도 기대된다. 이처럼 호텔롯데는 중장기적으로 해외사업 확장, 호텔 위탁·프랜차이즈 확대를 통한 자산 경량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총차입금 9조원 돌파…2025년까지 1조원 투자 예정
문제는 주요 전략인 신규 점포 오픈, 합작 투자 등을 통한 기존 면세점, 호텔, 테마파크·레저 시설 네트워크 확장 등이 재무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제상황 등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신규사업 투자비용이 증가하는 등 변수도 상존한다.
올해 들어 각국의 입국제한조치 완화와 항공사들의 운행편수 확대, 소비심리 개선으로 국내 출입국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월 기준 방한 외래관광객은 올해 86만7130명으로 2019년(148만5684명) 대비 24.71% 수준에 그치는 등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호텔롯데의 총차입금은 약 9조1351억원으로 다소 과도한 수준으로 보유 중이다. 호텔롯데의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2조1320억원과 장기차입금 2조4584억원, 사채 3조1652억원, 리스부채 1조3795억원으로 구성된다.
앞서 롯데렌탈 TRS 정산(약 2600억원), 김해CC 인수(2022년 11월24일 354억원), 시카고 킴든호텔 인수(2022년 1월17일 430억원) 등에 따라 순차입금이 3월 말 8조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게다가 오는 2025년까지 전 사업부문별로 연간 3000억원씩 3년간 1조원 규모 투자가 계획돼 있다. 총 투자금액 중 호텔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42.4%로, 국내 호텔·리조트 신규 오픈과 운영에 총 4560억원이 집행된다. 이어 면세사업부에 2869억원, 월드 1980억원, 리조트 1112억원 투자가 이뤄질 예정으로 올해만 약 3699억원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만 3번째…이자부담 ‘심화’
현재 호텔롯데의 차입금의존도는 49.3%를 기록 중이다. 차입금 등 채무상환을 위해 지난달까지 세 차례 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총 5630억원으로, 기업어음을 합한 총액은 1조2130억원에 달한다. 평균 이자율은 약 4.91%다.
이자부담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분기 순이자비용은 760억원으로, 전년 동기(475억원) 대비 48.63% 증가했다. 기업의 이자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0.47배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일 경우,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부채비율은 200%이하인 166.3%를 유지 중이다. 호텔롯데는 관계기업투자 지분가치 약 4조1371억원과 투자부동산 1조2001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상품포함) 2조8806억원 등을 보유하면서 재무융통성을 보완하고 있다.
업체 측은 현재 면세·여행 업계가 리오프닝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과 재무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롯데월드는 엔데믹 이후 보복소비 효과와 지속적 내수 관광 추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3월 오픈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점 오픈에 따른 신규 매출원이 확보돼 지속적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라며 “롯데면세점 역시 온라인 사업 확장과 면세시장 판매구조 개편으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