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13일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조합원 3만여명(노조 추산)이 굵은 장대비 속에서 세종대로 6개 차선을 가득 메운 채 노동탄압 기조를 이어가는 정부를 질타했습니다.
13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민주노총 전국 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총파업대회에서는 서울과 경기 지역본부 조합원 2만여명이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업무범위 명확화!’ ‘공공의료 확충! 의료민영화 중단!’ ‘강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일하는 13년차 간호사 이선아 씨는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메르스 때도 코로나 때도 최일선에서 감염병 환자를 돌봤지만 정부는 그때만 공공의료 확충을 얘기했다”라며 “지금 코로나 전담 공공병원들은 코로나 이전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임글 체불과 병원 존폐까지 걱정하는 상태”라고 토로했습니다.
폭우 속 도심 3만여명 운집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19년 만으로 13, 14일 양일간 4만5000여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등 60여개 직종에 종사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참가합니다. 전체 45개 상급종합병원 중 파업에 참가하는 상급종합병원은 20개입니다. 이에 의료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금 의료 현장은 인력 대란이다. 보건의료노동자의 66%가 이직을 고려하고, 신규간호사 52.8%가 1년 안에 사직하고 있다”며 “인력이 부족해서 필수진료과가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이 진짜 진료 차질이고 의료 공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비싼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전면 확대 △근무조별 간호사 대 환자수 1:5로 환자 안전 보장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범위 명확화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 등 7대 핵심과제를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산별노조들 총파업 동참
지난 3일 돌입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7월 총파업’은 정권 퇴진을 내걸고 최저임금 인상과 노조법 2·3조 개정,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대회와 전국 촛불집회 등을 이어왔습니다. 전날 산별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나섰고, 이날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사무금융노조, 화섬식품노조, 전교조 등이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13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민주노총 전국 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은 서울 도심 폭우 속에서도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 함께 하며 정부의 노동개혁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임기 시작부터 노동자들을 적으로 규정했다.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했다”며 “노동자가 앞장서고 시민사회 등이 함께 정권을 향해 투장하고 있다. 더 단단하게 싸워서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끌어내리자”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첫 번째 전국노동자대회와 마찬가지로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재하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용역 발주처인 일본의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