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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 한정의견 '케이오에이' 소멸합병…새 회사로 세탁?
작년 5월 인수 후 첫 감사보고 전에 소멸
입력 : 2023-07-17 오후 3:10:1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회계법인 한정의견을 받은 자회사 케이오에이를 소멸합병시켜 회계 투명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멸회사는 작년에 인수됐으며 이후 연말 결산에서 적자전환하는 등 비용이 급증했으나, 이에 대한 감사 보고 전에 소멸되기 때문입니다. 소멸회사는 흡수합병 전에 기존 사업부문을 물적분할시켜 새 회사로 출범합니다. 한정의견 받은 재무제표는 버리고 새회사로 새출발하는 격입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케이오에이와 지난달 30일 합병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오는 8월4일 이사회에서 합병승인 절차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소멸회사의 작년 결산은 감사인 한울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았습니다.
 
감사 결과는 적정과 비적정으로 나뉘며 비적정은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단계로 구분됩니다. 코스피 상장사는 한정의견을 받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됩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스피상장사이고 케이오에이는 100% 종속회사로 재무제표가 연결됩니다. 따라서 모회사가 적정인데 종속회사가 한정이면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감사는 작년까지 3년간 삼정회계법인이 모두 적정 평가했습니다. 모회사와 자회사 감사결과가 불일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2021년 결산에서 종속회사인 코오롱머티리얼이 의견거절받았으나 모회사는 적정평가 됐습니다. 당시 의견거절한 삼일회계법인은 “감사의견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의견거절 받았으나 연결 재무제표 작성을 위해 중단사업 손익 재분류 및 순공정가치 평가를 수행했고 이런 조치로 연결 재무제표는 적정하게 작성됐다고 판단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번 소멸합병도 “인적, 물적자원 효율화”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울회계법인은 케이오에이 한정의견 이유로 “작년 11월18일에 회사 감사인으로 선임돼 재고자산 실사에 입회하지 못해 기초 재고자산에 대한 감사증거가 불충분했다”고 밝혔습니다. 모회사는 소멸회사를 작년 5월에 인수했습니다. 이후 소멸회사 감사보고서가 처음 제출돼야 했지만 건너뛰게 됐습니다.
 
모회사는 자회사를 소멸시키면서 원사 사업은 물적분할해 신설회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사업을 분리 유지하면서도 감사보고만 피하는 셈입니다. 최근 소멸합병을 추진한 서연이화, 한국카본, 평화산업 등의 소멸회사는 모두 적정평가 받았습니다.
 
 
소멸회사는 작년 매출이 폭증했음에도 적자전환했습니다. 판매관리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띕니다. 유동자산도 급증해 회계법인이 실사하지 못했다던 재고자산도 크게 불어난 듯 보입니다.
 
케이오에이 매출은 작년 71억원, 매출원가가 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이 오른 데 비해서는 매출원가가 덜 올라 이익이 많이 남아야 했지만 판매관리비가 2021년 8억원에서 작년 33억까지 폭증한 탓에 영업손실 1억원으로 적자전환했습니다. 이에 당기순이익도 3억원 적자전환했습니다. 작년 상반기말 매출은 1656만원에 불과했는데 연말에 71억원까지 뛰는 등 비경상적 실적 흐름이 보이지만 감사결과는 한정의견 한줄만 제시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가 부실한 적자일 때 소멸합병을 통해 털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은 "지난해 상반기 코오롱FnC는 패션업계에서 임팩트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스타트업 'KOA'를 인수하면서 패션에 특화된 자원순환 구조의 비즈니스를 기획, 새로운 ESG 경영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계획"이라며 "이번 합병을 통해 KOA의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인 르 캐시미어를 직접 운영하게 되고, 또한 지난해 천명했던 자원순환 구조 비즈니스를 구체화할 목적"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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