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충북과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호우로 인한 산사태, 지하차도 침수 등의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이 이미 ‘극한호우’라며 국지성 폭우를 예보한 상황에서 사전 대책 마련이 부족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운행 중인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3명이 사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대응 시스템이 붕괴한 명백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오송 침수사고는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인근 미호강의 무너진 제방을 타고 강물이 쏟아지면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 4시간30분 전에 홍수경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관할 행정관청의 차량 통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지하차도는 제방과의 거리가 200m 남짓한 데다 저지대여서 침수 우려가 높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실종자 수색과 배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17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오송 지하차도에 차단막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았고 통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차단막의 경우 행정안전부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이후 지자체들에서 예산 우선순위에 밀려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방책 없이 피해복구 그쳐
폭우 피해는 매번 반복되지만, 대응은 피해 복구에 그치고 예방책도 실행이 더디다는 지적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 지역에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에야 ‘수해대책 점검 긴급 당정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마저도 긴급생활안정 자금을 지원하는 등 사후 대책에 불과했다는 평가입니다.
공 교수는 “작년에 물난리 겪고 나서 지하주차장 물막이판을 보급하고 있는데도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 같다”며 “지난 4월에야 물막이판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이나 예산 지원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우선순위를 두고 적극적으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인터뷰에서 “오송 지하차도는 침수위험 대상으로 지정된 곳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사실 이건 공공 교통시설에 대한 제조, 관리, 공사 중에 발생한 중대 시민재해”라며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중대재해에 해당하고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잠정 집계된 집중호우 인명 피해자는 모두 8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77명) 이후 12년 만입니다.
전체 사망자는 경북 19명, 충북 16명, 충남 4명, 세종 1명으로 40명, 실종자는 경북 8명, 부산 1명으로 9명이고 부상자는 총 34명으로 전체 사망자와 실정자, 부장자는 8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