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메모리 반도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AMD에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안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새 규제는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인데 엔비디아·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이 추가 금지되면 여기에 HBM을 공급하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대중국 수출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는 앞서 미 상무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8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이하 D램 등을 중국에 수출을 금지한다는 통제의 연장선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조만간 공개될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안에는 엔비디아 등 반도체 제조 업체의 선적 중단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저사양 AI 반도체 수출 규제와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접근 제한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비디아·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이 17일(현지시간) 미 행정부를 찾아 중국 수출 규제가 미 반도체 산업 영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정부가 중국의 AI 반도체 수출을 추가로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영향권입니다. 이미 엔비디아와 AMD는 앞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는 A100, H100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고 있고, AMD의 인스팅트 MI250도 수출이 금지됐습니다.
A100·H100·인스팅트 MI250 등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GPU입니다. 최근 챗GPU 등장으로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GPU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등에 공급하는 HBM은 메모리 반도체로, GPU와 CPU에서 AI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엔비디아는 A100·H100의 중국 수출이 금지되자, 이보다 성능이 낮은 A800을 출시했는데 이마저도 새 규제안에 포함되면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HBM 공급량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AMD와 엔비디아로부터 HBM 공급을 늘려달라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HBM이 갖는 시장점유율은 5% 수준으로 크지 않아 엔비디아와 AMD 등의 추가 수출 규제에 따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HBM 시장규모는 올해 20억4186만달러에서 2028년 63억 1250만달러로 연평균 25.4% 증가 전망됩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이 10%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규제안에 HBM을 특정 짓지는 않겠지만 엔비디아 A100 등에 SK하이닉스 HBM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제재 품목이 늘어나고 수위가 높아질수록 간접적으로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의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 HBM3.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