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본격적인 장마로 개인은 지칠 법한 7월에 기업들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선언을 이어갔습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2나노 반도체 로드맵을 제시했고, 전 세계 매년 수 억대의 가전을 판매하고 있는 LG전자는 2030년에 매출 100조원 기업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코로나 엔데믹에 진입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전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기업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 LG전자는 미래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아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삼성전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하고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한 가운데 있는 2나노 반도체 로드맵을 소개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으로 나뉘는데, 비율은 3:7 수준이라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이지만 메모리 시장의 2배 이상인 시스템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습니다. 비메모리 1위 달성을 위한 첫 걸음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크게 좁히는 것입니다.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각각 59%, 15%로 격차가 큽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2나노 반도체 우선 양산과 수율을 끌어올려 TSMC와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입니다. 포럼에서 오는 2025년 2나노 기반 모바일용 반도체를 2026년에는 고성능 컴퓨터(HPC)에 쓰이는 2나노를 2027년에는 모빌리티향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TSMC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가 2나노 로드맵을 공개함으로써 삼성의 반도체 청사진을 공개했다면, ‘가전의 강자’ LG전자는 가전 이미지 탈피에 분주해보였습니다.
LG전자는 지난 12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중장기 미래비전 발표 자리에서 “더 이상 가전 브랜드가 아닌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동시에 2030년에는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LG전자가 연초가 아닌 하반기 진입 직후에 중장기 미래비전을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게 전장, 인공지능(AI) 등 사업 확장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온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발표 자리에서 “중장기 전략을 지주사와 이야기해왔지만 소통이 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성원뿐 아니라 여러 섹터들이 우리의 전략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어디서 우리가 플레이 할 것인지, 어떻게 이길 것인지 등 상세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 구성원에게 전달하고 달성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두 회사를 모아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제패하지 못한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1위 달성을 위한 청사진을 내놨고, LG전자는 그동안 해온 가전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시장성이 큰 여러 영역에 도전을 서슴지 않겠다고 습니다. 양사가 앞으로 세계에서 어떠한 경쟁력으로 우리를 놀래킬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