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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더 문’, 간절함이 만든 기적 같은 바람
달에 홀로 남겨진 한 남자+그를 구하고 싶은 지구의 한 남자
입력 : 2023-08-02 오전 7:00:2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SF영화로 장르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짚고 넘어갑시다. 우주가 배경이니 SF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칩시다. 이 영화, 바람(wish)을 담았습니다. 네 사람 바람. 먼저 첫 번째 바람, 지구로부터 무려 383000km 떨어진 달에 홀로 남겨진 한 남자. 그는 돌아오고 싶습니다. 너무도 가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반대로 달로부터 383000km 떨어진 지구의 한 남자. 그 남자는 달에 홀로 남겨진 또 다른 한 남자를 무사히 대려 오고 싶어합니다. 세 번째는 두 번째 남자와 대략 1km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여자. 그는 이 남자의 바람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그 바람을 이뤄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의 바람을 채워줄 정도로 힘이 없습니다. 해줄 수 있는 게 너무 없어 속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입니다. 네 번째, 그 네 번째가 제일 중요합니다. 이들 세 사람의 바람이 반드시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함을 담고 모든 것을 바라보고 될 바로 당신. 이들 세 사람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라면 130분 동안 두 손을 맞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스크린을 응시하며 응원을 보낼 당신. ‘신과 함께로 쌍천만 신화를 일궈낸 국내 최고의 테크니컬 연출자 김용화 감독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더 문’. 달에 홀로 남겨진 한 남자, 그리고 그 남자를 구출하고 싶은 지구의 또 다른 한 남자. 그리고 그 두 사람의 바람을 돕고 싶은 한 여자. 그리고 이들의 모든 바람을 응원하는 당신의 응원. ‘더 문은 그런 영화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작년에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를 쏴 올렸습니다. ‘더 문은 기획 당시 그런 바람을 담고 출발했습니다. 배경은 2029, 대한민국이 달 탐사선 우리호를 쏴 올립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우주연합에서 대한민국은 퇴출됐고, 이에 좌절하지 않은 대한민국은 독자 개발을 통해 미국에 이어 인류 두 번째 유인 달 탐사 계획에 도전합니다. 대원들을 태우고 우주로 향한 우리호.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합니다. 태양 흑점 폭발로 지구의 모든 전자기기에 문제가 생깁니다. 무엇보다 우주 달 궤도에서 공전 중이던 우리호에겐 이런 현상은 치명적이었습니다. 태양풍을 직격탄으로 맞아 버린 우리호 기계 오작동으로 우주 유영 중이던 대원 두 명이 희생됩니다. 홀로 우리호 내부에 있던 막내 대원 황선우(도경수)만 살아 남습니다.
 
영화 '더 문' 스틸. 사진=CJ ENM
 
대한민국 나로 우주센터와의 교신도 끊긴 우리호. 우리호 내부에 홀로 남겨진 선우의 비상 수리로 센터와 가까스로 교신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태양풍으로 인한 기체 결함으로 지구로의 귀환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5년 전 달 탐사 계획을 진행시켰지만 탐사선 공중 폭발로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을 급히 다시 불러옵니다. 그는 우리호 설계를 총지휘한 인물. 급하게 센터로 복귀한 재국,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태양풍 영향으로 센터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는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우주 개발에서 주도권을 쥔 미국. 그런 미국의 계산과 대한민국의 이해득실. 양국의 실리 문제가 황선우 구출 작전을 가로 막습니다. 재국의 선택 그리고 선우의 선택 그리고 문영의 선택. 각기 다른 선택 속 모두의 바람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영화 '더 문' 스틸. 사진=CJ ENM
 
더 문은 국내 영화 산업 기술이 집약된 현재까지 가장 순수한 결정체입니다. 러닝타임 전체가 4K로 제작 됐습니다. 우리가 보는 일반 극장 화면이 2K이니 산술적으로 2배 가량 선명한 화면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더 문4K방식으로 촬영부터 VFX(시각특수효과) 그리고 색보정(DI)까지. 이른바 영화 제작 전체 공정을 4K로 진행시켰습니다. 이런 방식이라면 일단 데이터 자체가 엄청난 분량이 됩니다. 김용화 감독에 따르면 자신의 전작이자 VFX가 국내 영화에서 첫 손에 꼽힐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 신과 함께와 비교해 무려 4배 이상 데이터 분량이 증가하는 수준 이랍니다.
 
영화 '더 문' 스틸. 사진=CJ ENM
 
이런 방식을 택한 이유, 분명히 존재합니다. ‘더 문기획에서 가장 핵심이 된 지점, 바로 우주입니다. 그럼 우주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핵심이 되는 지점. 바로 빛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빛이 아닙니다. 가장 어두운 빛, 바로 어둠입니다. 그것도 가장 극단적 어둠. 우주는 빛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태양 빛을 반사할 수 있는 행성만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주선 그리고 우주 유영을 하는 우주인을 제외하면 그 배경이 되는 공간, 다시 말해 우주그 자체임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공간 창조가 최우선입니다. 이런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가장 선결돼야 할 조건은 지구에선 존재할 수 없는 이른바 쨍한어둠입니다. ‘더 문은 인물과 물체를 제외하면 우주 공간 속 배경의 극단적 대비를 통해 실제 같은 우주의 명징한 공간 대비를 일궈냈습니다. 체험의 감도에서 더 문은 국내 어떤 상업 영화보다도 강합니다. 이런 화면 공간 대비를 IMAX로 관람할 경우를 상상한다면 짜릿함의 기준이 재정립 될 것입니다. 참고로 더 문CMOS(이미지 센서) 크기가 아이맥스 카메라 규격과 큰 차이가 없는 아리 알렉사 65 카메라로 촬영됐습니다. 국내 상업 영화로는 전례 없는 맞춤형 IMAX’ 상영 작품입니다.
 
영화 '더 문' 스틸. 사진=CJ ENM
 
어둠과 함께 더 문을 차별화 시킬 또 다른 포인트, 사운드입니다. 사실 더 문과 비슷한 소재의 레퍼런스 영화 가운데 가장 빼어난 걸작으로 주목 받는 그래비티’. 이 영화는 극단적 사운드 제한으로 실제 우주의 소리 전달 체계를 만들며 현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립니다. ‘더 문은 우주를 상징하는 소리의 전달, 소리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공간의 상상보단 영화적 상상력과 체험력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달 표면에 떨어지는 유성우 세례부터 우주 공간에서 이뤄지는 유영 장면 등에선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사운드의 질감 자체를 매끄럽게혹은 거칠게로 조율해 나갑니다. 이미지에서 명확한 공간을 창조했다면 이를 뒷받침할 사운드에선 리얼리즘보단 영화적 체험으로 포커스를 맞춥니다.
 
영화 '더 문' 스틸. 사진=CJ ENM
 
어둠사운드가 결합돼 만들어 낸 더 문의 공간은 결과적으로 서사를 끌어 오면서 이 영화 자체가 갖는 분명하게 드러난 힘을 끌어 올립니다. 단순하고 또 단순해서 너무도 명확하게 관객의 감정에 박혀 버리는 구하고 싶다는 바람, 이 메시지가 실질적으로 더 문이 차별화로 선택하고 집중한 진심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면, 그 선택과 집중은 궁극적으로 더 문의 배우와 서사 그리고 인물과 VFX 등이 아닙니다. 바로 관객입니다. ‘더 문은 이 모든 것들을 끌어와 관객들을 결국에는 반드시 설득시킵니다.
 
영화 '더 문' 스틸. 사진=CJ ENM
 
더 문을 통해 김용화 감독은 또 다시 간절함이 가진 힘을 증명합니다. ‘더 문은 간절함을 증명하고 체험 시키는 우리 모두의 바람입니다. 82일 개봉.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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