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여행사의 항공권 구매대행 약관에 대한 불공정성 조사에 나섭니다. 특히 '주말·공휴일 환불 불가', '과도한 위약금', '환급금 지연' 조항 등을 검토해 손볼 방침입니다.
이는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발급한 소비자의 피해 구제 신청 건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여름 휴가·추석을 대비해 온라인 항공권 구매에 대해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총 2440만1190명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393만7404명보다 519.7%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도 305건에서 834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의 약 68%는 여행사를 통한 구매 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6개월 동안 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수는 총 1960건입니다. 이 중 67.7%(1327건)가 여행사를 통해 구매해 발생한 피해로 나타났습니다.
항공권의 경우 항공사 직접구매인지, 여행사를 통한 구매인지에 따라 정보 제공 정도와 취소 시 환급 조건 등 계약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취소수수료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여행사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 항공사 취소수수료와 여행사 취소수수료가 이중으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여행사가 주말·공휴일 간 실시간 발권은 하면서 즉시 취소 처리는 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통상 항공사는 예매 후 24시간 이내 수수료 없이 환불 처리할 수 있지만, 여행사는 영업시간 외 발권 취소가 불가능해 취소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항공사 사정으로 운항 일정이 변경·결항됐을 경우에도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저렴하다는 이유로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에서 구매하는 경우 항공권 정보 제공이 미흡하고 피해구제도 어려워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행사의 '주말·공휴일 환불 불가' 조항 등 항공권 구매 대행 약관을 검토해 불공정약관조항을 바로잡겠다"며 "영업시간 외 판매·발권은 가능하나, 취소는 불가능한 일부 사업자들의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구매 전 취소·환급 규정 등 관련 약관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며 "여행 일정 확정 후 항공권을 구매하고 운항 정보 변경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항공권 구매 시 등록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여름 휴가·추석을 대비해 온라인 항공권 구매에 대해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인천공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