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4%대에 안착하는 듯 하더니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연 4~6%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진데다 예금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 조달금리가 오른 영향인데요. 전문가들은 오는 9월 미 연준의 정책금리 결정 전에 소비자물가, 고용 등 경제 지표가 확실히 약세로 돌아설 경우 안정권에 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연 4.08~6.056%로 집계됐습니다. 3%대 주담대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는데요. 그나마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얼마 전까지 주담대 금리 하단 기준으로 3%대를 가까스로 유지한 바 있습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향후 더 인상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코픽스는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 대비 0.14%p 올랐습니다.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상도 조달비용을 증가시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이날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3.50~3.85%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취급 평균금리가 3.37~3.75%인 점을 감안하면 소폭 올랐습니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도 상승세입니다. 지난 4일 기준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4.353%로, 지난 4월 연 저점인 3.810%에서 0.543%p 올랐습니다. 은행의 신용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 금리(무보증·AAA)도 같은 기간 3.471%에서 3.772%까지 올랐습니다.
최근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 등의 여파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랐는데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번지기도 했으나 시장은 오히려 정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연준의 다음 FOMC 정례회의인 9월을 앞두고 시장은 압도적인 차이로 동결을 전망하고 있는데요. CME 페드워치 조사를 보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87%, 0.25%p 추가 인상 전망이 13%로, 일주일 전보다 7%p 더 동결 전망이 높아졌습니다.
시장은 사실상 연준의 긴축행보를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인플레이션 지표와 소비지출, 임금 관련 지표가 확실하게 약세로 돌아서는 것을 확인하는 9월쯤 금리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표에 따라 9월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으나 미국의 소비자 물가와 고용 등 지표를 보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한국의 경우에도 금리 인상 압박이 크지 않아 기준금리 인상요인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행렬도 최근 주춤한 분위기입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지난달 최고 금리 연 4.20%를 적용하다가 이달 들어 4.10%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4%대 금리를 제공한 수협은행 '헤이 정기예금'도 3.95%로 낮아졌습니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기가 모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