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BTX) 3사인
휴젤(145020)과 메디톡스, 대웅제약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하반기에도 국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토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톡신 3사는 2분기 모두 매출액이 증가했습니다. 휴젤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16억, 영업이익 280억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습니다. '보툴렉스'가 국내외 시장에서 동반 성장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고, 특히 지난 4월 호주에서 정식 론칭 이후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 데 따른 것입니다.
메디톡스(086900)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51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투자받은 금액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했습니다. BTX 제제는 전 분기 대비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198%, 11% 늘었는데요. 지난해부터 주력 품목으로 성장한 '코어톡스'는 국내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대웅제약(069620)은 별도 기준 매출액 3071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 4.5%, 7.8% 성장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연결기준으로는 매출액 3500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대웅제약의 BTX 제제 '나보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327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회사 측은 공정 효율화를 위한 유지보수 실시에 따른 일시적 감소이며, 유럽을 포함한 해외에서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한국행 단체관광 전면 재개…기대감 고조
하반기에도 톡신 3사의 매출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전면 재개하면서 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미용과 성형을 위해 국내 성형외과와 피부과에 방문하게 되면 업체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지요. 코로나19로 중국인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실제로 일부 성형외과는 문을 닫기도 했었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 성형외과에서 외국인 환자 가운데 중국인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1.6%(2만7852명)에 달합니다.
휴젤은 국내 시장 점유율뿐 아니라 해외 시장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인데요. 중국에서는 최대 체인 병원인 '메이라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규 병·의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톡신과 필러 제품 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세운다는 계획입니다. 호주에서는 HA필러를 통해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해 BTX 시장 점유율 5%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캐나다에서는 3분기 이후 BTX 론칭을 준비할 계획이며, 미국에서는 8월 말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재제출해 내년 1분기 내 품목허가 획들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밖에 아랍에미리트(HA 필러)·쿠웨이트(톡신) 등 중동 시장에 진출하고, 브라질 정부가 진행하는 치료용 BTX 입찰에 성공하는 등 기타 지역에서의 입지도 지속적으로 확대 중입니다.
메디톡스는 하반기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위한 절차에 나섰는데요. 이와 함께 두바이 현지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 가시화를 위한 작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 측은 최근 품목허가 취소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대내외 이슈들이 일단락되고, 다른 이슈들도 적극적인 대응을 함으로써 하반기에는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하반기 나보타의 글로벌 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에 이어 이탈리아에도 나보타를 출시하며 북미와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입니다. 대웅제약이 2대 주주로 올라선 나보타의 치료적응증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톡신 치료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는데요.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연간 13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한 3공장을 경기도 화성시에 지어 증가하는 수요량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메디톡스와의 보톡스 균주 관련 소송이 변수입니다. 이호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볼루스가 2021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합의에서 메디톡스에게 일시금·로열티 지급조건으로 나보타 라이선스를 보장받아서 메디톡스가 에볼루스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상당 규모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매출은 소송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외 수출에 대해서는 향후 소송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지난 14일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