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라임 펀드 일부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에 나선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해당 일부 수익자에는 다선 국회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수익자에 적용할 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TF)' 추가 검사 실시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함 부원장은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위법행위들을 적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중 라임자산운용는 펀드 돌려막기 과정에서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특혜성 환매를 해준 점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 직전에 4개의 라임 펀드에서 투자자산 부실, 유동성 부족 등으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하자 다른 펀드 자금(125억원)과 운용사 고유 자금(4억5000만원)을 이용해 환매에 나섰습니다. 4개 펀드 투자자 손실을 다른 펀드 투자자에게 전가한 것이죠.
라임자산운용,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 (자료=금융감독원)
해당 환매는 일부 투자자들에게 이뤄진 특혜성 환매였는데요. 다선 국회의원 A씨에게 2억원 환매를 포함해 B중앙회(200억원) C상장사(50억원) 등이 환매 중단 직전인 8~9월 간 투자금을 돌려받았습니다.
금감원은 유력자를 찾기 위한 조사 결과가 아니었고 검사를 하다보니 밝혀진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함 부원장은 "애초에 유력자를 찾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개방형 펀드에서 먼저 엑시트(투자자금회수)하는 부분에 대해 관련 임직원의 선인출을 보는 과정 중 지금 케이스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혜를 받은 일부 펀드 수익자 중 다선 국회의원에 대해서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라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함 부원장은 "어느 당, 누구의 문제인지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발표한 자료에) 나온 모든 날짜, 직위는 행위 당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특혜성 환매가 이뤄진 국회의원, 중앙회, 상장사 등 해당 수익자들에 대한 처벌은 법률상 조항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입니다. 함 부원장은 "일반적으로 수익자에 관해서 적용할 법은 마땅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매를 해간 수익자에겐 법률상으로 처벌할 조항이 없다"며 "중앙회, 상장사, 국회의원 등이 환매 중단 사실을 먼저 알고 환매 신청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환매 중단 전 큰손인 중앙회, 돈을 많이 맡긴 상장사, 국회의원 등의 환매 신청이 들어왔을 때 운용사 입장에선 돈을 줘야지 향후 운용하는데 좋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TF는 다음달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함 부원장은 "1월부터 시작했고 통상 TF가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움직이는데 현재 6개월 연장돼서 연말까지로 돼 있지만 실제로 오늘(24일) 발표 결과를 포함해서 9월 정도에는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며 "후속 관리 작업은 일반 감사부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가 검사 결과 발표하는 함용일 금감원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