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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조정세 완연한 코스피…중국 불확실성 대두
코스피 올 들어 낙폭 최대
입력 : 2023-08-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올해 우상향하던 국내증시가 8월 들어 뚜렷한 조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확대 등으로 인한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 대두된 여파로 해석되는데요.
 
증시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대응을 확인하기까진 증시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이달 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 등 긴축에 대한 입장이 예정된 점도 관망세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4.87% 하락했습니다. 지난 17일과 18일에는 장중 2500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습니다. 올 한해 코스피 지수는 지속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연초 2180선에서 이달초 2668.21까지 오르며 2700선을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월초 고점을 뒤로 하고 내리막을 타고 있는 셈입니다.
국내 증시 올해 외국인 수급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증시 하락엔 외국인 매물 확대가 지목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3월과 6월 각각 9175억원, 1조6654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나머지 5개월 간은 순매수세를 보였는데요. 1월에 6조5495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2월 1조597억원, 4월 8331억원, 5월 4조1925억원 순매수 했습니다. 1~7월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0조8703억원 수준입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4000억원 넘게 순매도 중인데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매도 공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 1일 1283.8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1342.00원까지 치솟아 이달에만 4.53% 올랐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로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와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는 경우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며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외국인 매도할 가능성은 있지만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발 악재 언제까지 
 
증시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중국 경기 둔화가 꼽힙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은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액면가 10억달러 채권 2종에 대한 2250만달러 이자를 미지급해 디폴트 우려가 확대 됐습니다. 컨트리가든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매출 비중 8.1%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부동산 기업입니다.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및 파산 가능성은 중국 부동산 시장 전체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을 키웠습니다.
 
여기에 지난 15일 발표된 중국 7월 생산, 투자, 소매판매 등 실물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며 부진했고 실업률도 상승했습니다.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중국 실물지표가 발표된 다음날인 16일에만 코스피는 1.76%, 코스닥은 2.59% 하락했습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부동산 노이즈가 발생할 시 주가의 하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중국 당국이 부동산 기업의 연쇄 디폴트를 막고 위안화 환율의 약세 흐름을 제지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헝다 이슈보다 큰 이슈로 부동산 리스크가 다시 불거졌는데 중국 정부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5%로 설정했는데 이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리스크까지 불거져 버리면 디플레이션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놓인다"며 "늦어도 9월 중에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컨트리가든 디폴트 이슈 등 중국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개별 기업 이슈로 끝나고 국가적인 수준까지 문제가 확산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다만 단기적 변동성에 주목해 수급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리스크, 수요 반등의 불투명성 등 중국발 불확실성은 국내 증시에서 중국 익스포져가 높은 IT, 산업재, 소재 등 주력 업종의 주가 변동성을 추가로 유발할 수는 있지만 노이즈에 가깝고 그 지속성도 짧을 전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연준, 긴축 의지 재확인 필요 
 
중국 불확실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16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매파적인 입장을 고수한다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오는 24~26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스탠스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잭슨홀 미팅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연례 행사입니다.
 
잭슨홀 미팅 전까지 이달 증시가 뚜렷하게 상승으로 이어질 이슈는 없는데요.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의 단기적인 하방을 2500선 아래로 잡았습니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이번주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는 2470~2630포인트입니다. 대신증권은 2480~2550포인트 박스권 수준의 등락을 예상했습니다.
 
이재선 연구원은 "중국 정부와 연준의 생각을 기다리는 동안 증시의 추세적인 약세는 크지 않겠지만 현재 수준에선 2400 중반까지 지수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을 확인한 후에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김정윤 연구원은 "(21~25일) 주간에 최근 장중 저점이었던 2480선을 지지선으로 놓고 이를 코스피 지수가 이 수준을 지킨다면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후 이달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반도체, 자동차 업종에 분할 매수 전략을 가져가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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