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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시절 '기업금융 명가' 되찾겠단 우리은행의 회귀전략
"2027년까지 기업대출 1위 달성 목표"
입력 : 2023-09-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 탈환을 내걸고 전략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시중은행이 전략 설명회를 가지는 건 이례적인데요. 대형은행 중 기업대출 증가세가 가장 더디고 실적 악화가 이어진 데 따른 출구전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으면서 우리은행이 사실상 국책은행 역할을 하던 시절과 민영화된 현재 시장 상황은 많이 변했습니다. 그런데도 수익 다각화에 나선 타행과 달리 이자수익에 기댄 회귀 전략이 먹힐지 의문입니다. 
 
우리은행은 7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기업금융 명가 재건 전략 발표회'를 열고 "2025년 기업대출 점유율 2위를 탈환하고, 2027년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는 2027년까지 주채권은행 11개 계열기업 여신점유율 1위 달성과 2028년까지 300개 중견기업에 총 4조원 대출 지원을 한다는 게 우리은행의 목표입니다. 우리은행은 우선 올해 대기업은 30%, 중소기업은 10%의 전년 대비 대출증가율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 탈환' 전략을 공식화한 것은 올 들어 우리금융은 이례적으로 농협금융지주에게 실적이 뒤쳐지고, 기업은행에 시가총액이 따라잡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기업대출 경쟁이 과열된 상황 속 기업대출의 ‘금리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금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영업에 제동을 걸면서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우리은행의 공격적 영업 가세가 '제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우량 자산이더라도 마진이 없는 자산은 우량 자산이 아니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며 "마진이 없다면 부실로 이어질 수 있고, 자금이 필요한 고객에게 충분히 지원하지 못할 수도 있어 필요한 전략을 추진해 실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금융 확대 전략 중 중소기업 대출 강화 전략도 눈에 띄는데요.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 등 대상 여신을 여신을 늘리면서 리스크가 확대될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은 "자본관리 효율성 때문에 중기 여신 확대에 문제가 있을 거란 시선도 있지만 여신을 무조건 늘리진 않을 것"이라며 "자금이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것이 중소기업 추구 방향이기 때문에 국가 핵심산업 등에 투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산업 활성화에 따른 고용 증대와 같은 2차 효과 등도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거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은 주채무계열 기업 다수의 주거래은행으로 대기업 중심의 기업금융에 강한 은행으로 손꼽혀 왔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은행 간 합병으로 기업금융 자산을 물려받은 우리은행은 과거 4대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은행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가 민영화를 거치면서 증권사 등 핵심 계열사가 타 경쟁사에 매각된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는데요. 우리은행이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점도 기업대출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은행 부문이 약했기 때문에 은행 내에서도 비이자이익 확대에 보다 힘을 쏟거나, 이자이익의 경우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 대신 가계 담보대출 등에 힘을 쏟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우리은행측은 이날 기업금융 전략에 대해 "증권사 등 인수합병 시나리오는 고려하지 않고 순수한 은행 영업만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은행은 7일 오후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회'를 열고 기업대출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장광익 우리은행 부행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 (사진=신유미 기자)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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