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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1위' 한국거래소 지위 흔들
3년래 거래소 점유율 10%p 축소
입력 : 2023-09-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고속성장 과정에서 지수(인덱스) 사업자 1위인 한국거래소는 점차 밀려나는 모양새입니다. ETF 시장 성장의 기반은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자들이 만드는 인덱스에 기반하고 있는데요. 최근 3년 동안 한국거래소의 인덱스 점유율은 10% 가량 축소됐습니다. 거래소의 점유율 축소는 타 사업자의 성장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완화된 독과점 구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인덱스 사업자 시장…과점 구조 완화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래 한국거래소의 인덱스 기관 점유율은 2021년 39.96%에서 올해 현재 기준 29.74%로 10% 가량 축소했습니다. 2위인 에프앤가이드(064850) 역시 같은 기간 19.69%에서 17.37%로 줄었습니다.
 
빈자리는 다른 사업자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S&P, KIS자산평가, 한국자산평가, NH투자증권 등이 점유율이 확대됐습니다. 
 
거래소의 인덱스 지수 관련 과점 사업자 지위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거래소는 지난 2021년 209개의 상장 ETF에서 거래소 인덱스를 활용했지만, 현재는 226개로 17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2위 에프앤가이드와 3위 S&P가 같은 기간 상장된 ETF가 29개, 42개로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같은 기간 상장한 ETF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까지 상장한 ETF는 총 760개로 나타났는데요. 올초부터 상장한 ETF는 98개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엔 81개, 지난 21년엔 51개로 ETF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기준 인덱스 기관 점유율 순위.(표=뉴스토마토)
 
인덱스 사업 관련 점유율 축소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AUM(순자산규모) 자체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거래소의 주력 상품이 많은 국내 시장이 불안정한데 비해 미국시장이 워낙 좋다보니 미국쪽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지수(인덱스) 사업자는 한국거래소(지수 브랜드명 KOSPI, KOSDAQ, KRX)와 에프앤가이드(FnGuide)가 독점하는 구조였습니다. 비싼 전산 시스템과 인건비 등 상당한 초기 투자 비용을 감수하면서 다른 민간사업자들이 이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금융당국이 파생시장 혁신·상품 다양화 정책 등을 이유로 규제를 풀면서 독점 시장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지수는 정략적인 방법론을 통해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변동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개발된 지수는 인덱스펀드나 ETF, 상장지수증권(ETN),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만드는데 활용됩니다. 
 
거래소를 비롯한 인덱스 사업자는 자산운용사에서 ETF 개발을 위해 특정 지수산출을 요청하면 여러 작업을 거쳐 지수를 산출하게 됩니다. 이후 지수 개발이 완료되면 운용사는 인덱스 사업자에 일정 사용료를 내고 이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출시합니다. 지수 사용료에는 해당 ETF의 기본사용료와 순자산가치에 따른 정률 수수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ETF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의 주력상품인 국내지수보다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해외 사업자들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와 민간사업자들 또한 인덱스 사업에 뛰어들어 향후 거래소의 지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업계 유일 NH투자증권 '쑤욱'
 
눈에 띄는 점은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서비스를 개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언론사에선 한국경제신문이 인덱스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ETF 98개중 NH투자증권의 산출지수를 활용한 ETF는 7개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기간 거래소 지수를 활용한 ETF는 5개에 불과했습니다.   
 
NH투자증권 지수의 경우 지난 21년 출시한 KB자산운용의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388420)'와 'KBSTAR iSelect메타버(401170)스' 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3개가 상장됐습니다. 점유율로는 2년전 0.38%에서 3.03%까지 늘어 사업자 8위에 등극했습니다. 
 
KIS자산평가와 한국자산평가(KAP)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KIS자산평가 점유율은 지난 21년 4.59%에서 6.05%로 늘었습니다. KAP은 지난 21년 활용된 ETF가 7개에 불과해 점유율 1.34%를 기록했지만 현재  28개가 채택돼 점유율 3.68%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언론업계 최초로 지수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자체 지수 브랜드인 'KEDI(Korea Economic Daily Index)'를 내놓고 지수 사업에 나섰습니다. 현재 2개가 상장돼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EDI혁신기업ES(417630)G30'와 10월 출시된 신한자산운용의 'SOL KEDI메가테크액티(444200)브'입니다. 
 
한국거래소 서울 사무소 전경.(사진=한국거래소)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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