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노동법 사각지대 해소와 보편적 노동인권을 위해 국회가 사회연대입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사회연대입법의 하반기 처리를 촉구하는 한편, 시민 연대의 폭을 넓히기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사회연대입법 하반기 국회 처리해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일하는 사람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 등 사회연대입법의 하반기 국회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취약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회연대입법이야말로 필수적인 민생법안으로,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자 한다는 당연히 최우선 법안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이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60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전체 노동자의 30% 수준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이나 주간 근로시간 한도, 연장·휴일·야간 가산수당 적용에서 제외되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근로기준법의 주요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0만인 서명운동 선포 및 사회연대입법 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노동·시민단체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에 대해서도 “고용형태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 철폐를 위한 핵심”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나아가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플랫폼과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 비정형노동자들의 보편적 노동권 보장을 위해 권리보장법 제정도 주문했습니다. 이들은 700만명을 훌쩍 넘어선 비정형노동자들이 노무제공 형태의 모호성을 이유로 노동권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봤습니다. 권리보장법 제정을 통해 기본적 노동권 보장 장치를 마련하고 보호층위를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10만인 서명운동, 연대 폭 넓힌다
방송영상분야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임병덕 씨는 현장발언에서 “3.3% 세금을 내는 프리랜서는 10년 전에 비해 2배 넘게 늘어 788만명에 달한다”며 “하지만 이들은 노동 사각지대에서 법적 호칭도 없이 사회 통념상 프리랜서로 불리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들 중 일부를 특고(특수고용노동자)로 지정한다.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 아닌 특고 지정이 최상층 계층이 되는 셈”이라며 “노동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입법화되도록 노력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정기국회에 사회연대입법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회연대입법 촉구를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노동자와 시민들의 연대 폭을 더욱 넓혀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단 국회의원들도 하반기 사회연대입법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물가 폭등에 민생이 최악인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층은 사각지대 노동자와 자영업·영세 소상공인”이라며 “일하는 국민이라면 차별 없는 노동조건과 노동인권이 보장되도록 시민단체들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