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정우성이 자신보다 한참 선배인 송강호의 스승이 됐습니다. 영화 ‘거미집’ (배급: ㈜바른손이앤에이ㅣ제작: 앤솔로지 스튜디오 | 감독: 김지운)에서 영화감독 김열(송강호)의 스승인 ‘신 감독’으로 등장합니다.
정우성과 송강호는 만주 벌판을 질주하는 스케일 큰 상상력과 시선을 사로잡는 미장센, 개성 있는 캐릭터 등으로 660만 관객을 동원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좋은 놈’(정우성)과 ‘이상한 놈’(송강호)으로 함께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은 이후 15년만에 선보인 신작 ‘거미집’에서 두 사람과 함께 만났습니다.
영화 '거미집' 스틸. 사진=㈜바른손이앤에이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얘기를 유쾌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정우성은 ‘거미집’ 속 걸작 탄생을 열망하는 영화감독 ‘김열’의 스승 ‘신 감독’ 역으로 변신,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선보입니다.
18일 공개된 스틸은 영화감독 ‘김열’의 작업실 속 ‘신 감독’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신 감독’은 ‘김열’의 스승으로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신성필림’을 대한민국 최고 영화사로 만든 당대 천재 영화 감독. ‘김열’은 ‘신 감독’의 조감독이었지만, ‘신 감독’이 사고로 죽게 된 후 감독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하지만 호평 받은 데뷔작조차 스승 ‘신 감독’의 유작이란 의심과 이후 작품은 모두 싸구려 치정극이란 악평에 시달리며 더욱 걸작 탄생에 집착하게 됩니다. 스틸 속 세련되지만 범상치 않은 비주얼의 ‘신 감독’의 모습은 당대 천재 영화 감독이면서 제자인 ‘김열’에게 조언과 영감을 주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또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선 ‘좋은 놈’과 ‘이상한 놈’이었지만 ‘거미집’에선 스승과 제자로 재회한 송강호와 정우성의 색다른 관계 변화도 눈길을 모읍니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송강호는 “정우성이 ‘거미집’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이렇게 매번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는 배우는 드물다. 그 때 한창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었는데 시간 내서 열정적으로 연기해줘, 그 모습이 참 고맙고 감동적이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해,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를 더할 정우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좋은 놈’ 정우성, ‘이상한 놈’ 송강호, ‘독한 놈’ 김지운 감독. 세 사람의 15년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으는 영화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합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