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안을 두고 김포와 인천이 노선 계획과 건폐장 수용 등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업 지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의 5호선 연장 확정안 결정도 미뤄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갈등도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김포시와 인천시는 8월 말까지 대광위에 5호선 연장사업에 대한 희망 노선안을 제출했습니다. 대광위는 합의점 도출을 위해 검토를 진행 중입니다.
인천시와 김포시의 5호선 연장 희망 노선안(자료=연합뉴스)
'김포-인천' 장차 여전
양측의 갈등은 첨예합니다.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남단을 'U'자 형으로 구축해 3개 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향후 검단 인구 수요에 맞춰 인천지하철과 연결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검단신도시 2곳과 원당지구 1곳, 불로동 경계 1곳 등 3.5개 역사 노선을 대광위에 제출했습니다.
반면 김포시는 검단신도시 1곳과 인천 불로동·김포 감정동 경계 1곳 등 검단지역에 1.5개의 역사만 만들어 김포와 서울을 직통하는 노선을 대광위에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대광위의 결정이 발표되기 전 김포시가 초강수를 뒀습니다. 김병수 김포시장이 5호선 연장이 김포시안으로 결정되지 않을 경우 건폐장 이전 합의는 유지될 수 없다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대광위가 인천시안을 확정안으로 결정할 경우, 김포시는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김포와 인천시의 협상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두 지역의 대립과 대광위의 확정시안 결정 지연이 주민들 간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포시민들은 5호선 연장선이 인천시 안으로 갈 경우 차라리 연장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입장입니다.
인천-김포, 주민 감정싸움으로 번져
김포시민 신모 씨(32)는 "노선안이 변경될 경우 건폐장 재협상은 당연한 것"이라며 "김포시민이 피해 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 탁모 씨(36)도 "애초에 건폐장을 들이겠다 결정할 때부터 5호선 연장을 굳이 해야하나 싶었는데, 인천까지 연결될 경우 김포시에 득 될 게 없어 차라리 연장선 포기하는 게 낫겠다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인천시민들은 경제성 면에서 인천시를 경유하는 안이 낫다는 주장입니다.
인천시민 이모 씨는 "인천안이라고 해봤자 역 2개 더 추가하는 것이고, 시간으로 보면 5~10분 남짓 돌아가는 것뿐이다"면서 "경제성 면에서 보면 인천시안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기도 하고, 김포시 반응을 보면 정말 절실하게 5호선 연장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계속 싸우다간 둘 다 안되는 수도 있다"고 초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원 장관은 "5호선은 지자체 간 갈등 부분이 참 질기다"면서 "오빠랑 여동생이랑 계속 싸우다가 둘 다 안 되는 수도 있다는 걸 놓고 최대한 합의를 끌어보자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라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향산리 힐스테이트 1단지에 걸린 현수막.(사진=뉴시스)
김포=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