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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빚 GDP 2.26배…"금융 불균형 심화"
한은, '금융 안정 보고서' 발표
입력 : 2023-09-26 오후 3:57:07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가계와 기업의 빚이 다시 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2.26배 수준까지 불어났습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로 다시 커지는 금융불균형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목됐는데요. 이대로 방치할 경우 소비·투자를 비롯한 전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명목 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추정치)은 225.7%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분기 말224.5%에서 1.2%p 높아진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민간 신용 비율은 지난해 4분기 225.6%에서 지난 1분기 224.5%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했습니다.
 
가계 신용 비율은 101.7%로 부동산 시장 회복 등에 따른 주택 관련 대출 증가의 영향으로 전분기101.5%보다 0.2%p 높아졌습니다. 주요 선진국(73.4%), 신흥국(48.4%)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배경으론 가파르게 오른 집값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우리나라 주택 시가총액은 지난 20여 년간 명목 GDP보다 빠르게 증가해 최근 3배까지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낮은 대출금리, 규제 완화 등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가계신용이 급증한겁니다. 
 
한국은행은 가계의 대출수요 규모를 추정한 결과 앞으로 3년간 가계부채는 정책 대응이 없다면 매년 4~6%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명목 GDP 성장률이 연간 4% 수준을 보인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부채/명목 GDP 비율이 내년부터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앞으로 주택 가격 상승 폭이나 대출금리 수준 등에 따라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도 풀이했습니다. 
 
기업 부채 비율도 124.1%로 금융기관의 기업 대출 확대 노력,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1.1%p 상승했습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113.6%),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99.6%)보다 높은 수준인겁니다. 
 
우리나라 금융의 안정성과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들도 다시 오르는 추세입니다. 금융취약성지수(FVI)는 43.6으로 1분기 43.3보다 0.3p 높아졌습니다. 지난 2007년 1분기 이후 장기 평균인 39.1 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단기적 관점에서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 역시 올해 8월 16.5로 지난 7월보다 1.2p 올랐습니다. 지난 3월부터 5개월째 주의 단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FSI는 크게 3단계로, 0~8은 안정단계, 8보다 크면 주의단계, 22보다 크면 위기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는 은행(연체율 등), 주식·외환·채권 시장(주가·환율 변동성 등), 대외거래 및 대외지급(경상수지, CDS 프리미엄 등), 실물경제(성장률, 물가 등), 가계·기업의 경제 상황(소비자동향지수, 기업경기지수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뤄져있습니다. 
 
한은은 "당분간 대출 증가세를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가계 신용 비율을 하향 안정화하는 등 향후 금융 불균형 확대 흐름을 완화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담보대출)의 공급 속도 조절에 이어 장기 주택담보대출, 인터넷은행 대출 등 최근 크게 늘어난 부문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차주 단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정착시키고 경기 대응 완충 자본 부과와 함께 거시 건전성 정책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 공급 관리, 분할 상환 대출 비중 확대 등을 주문했습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3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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