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그동안 사법리스크로 흔들렸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기사회생했습니다. 최대 위기를 맞았던 민주당도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에는 비명(비이재명)계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부 비명계 인사들이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당내 반역자로 몰렸지만, 오히려 이들의 선택으로 이 대표가 구명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체포안 부결 땐 '방탄의 늪' 악순환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이후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도한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의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선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를 해당행위자로 규정하며, 이들에 대한 징계를 암시하는 발언들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명계 인사들의 주장대로 민주당이 단일대오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을 경우, 민주당은 여전히 '방탄 정당' 늪에 빠졌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후 이어진 추석 민심 역시 '이재명 방탄'에 앞장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우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이 대표가 극적으로 생환되고 민주당이 '방탄 정당'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된 건 비명계의 가결표 때문이었단 평가가 잇따릅니다. 이른바 비명계의 '찬성표 반역'이 이 대표를 구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포안 가결로 이재명 전화위복"
비명계 인사들도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면 '방탄 정당' 싸움이 계속됐을 것이라며 오히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이 대표와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한테도, 당에도 '방탄 정당'이란 국민의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이원욱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가결한 의원들 덕분에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면 이 대표는 민주당을 '방탄 정당'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가결되고 난 후 영장이 기각되면서 여권이 곤혹스러워진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끝난 건 아니지만 큰 고비를 넘겼다"며 "전화위복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