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농협과 수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의 집단대출 규모가 3년간 3배로 뛰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 6월∼올해 6월) 집단대출 규모는 3조9259억원에서 6월 말 12조1034억원(가계 집단대출)으로 약 3.1배로 증가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지난 3월 말 가계 집단대출 규모(11조7483억원)와 비교하면 3개월 새 약 3% 늘었습니다.
집단대출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으로 이뤄지는 대출을 뜻합니다. 주로 재건축·재개발과 분양 등 정비사업에서 조합원과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꺼번에 승인이 이뤄지는 대출을 말합니다.
상호금융권의 가계 주담대는 지난 3월 말 75조7359억원에서 지난 6월 말 74조470억원으로 약 2.2% 감소했습니다. 가계 전세자금대출도 지난 3월 말 3조6539억원에서 지난 6월 말 3조5395억원으로 약 3.1% 줄었습니다.
앞서 상호금융권은 지난해 10월 가파른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반영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동산 개발 공동 대출과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단했으나 올해 초 재개했습니다. 집단대출은 대출 규모가 큰 데다 담보물이 안전해 금융사 입장에서는 건전성 관리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지난달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집단대출로 취급된 현황을 지적했는데요. 이 때문에 증가폭은 다소 감소할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공급된 50년 주담대 8조3000억원 중 54.9%인 4조5000억원이 집단대출로 취급됐습니다. 개별 주담대 3조7000억원(45.1%)보다 8000억원 이상 많이 실행된 셈입니다. 집단대출 취급액은 농협은행(1조4000억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수협은행(1조1000억원), 기업은행(8000억원) 순입니다.
문제는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집단대출(50.4%)이 개별주담대(32.4%)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는 점입니다. 집단대출의 평균 DSR은 규제 기준인 40%를 넘어섰습니다. 집단대출은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규제 수준을 적용해 DSR 40% 초과 대출이 상당수 발생하는 겁니다.
금융당국은 집단대출 등 가계부채 확대 위험이 높은 장기대출 상품 취급 시 자체적 관리 노력을 강화하도록 금융권에 전달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 창구.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