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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기준금리 내릴 때까지 우상향할듯
시장금리 오르면서 대출금리 상승 자극
입력 : 2023-09-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대출금리 전망도 복잡해졌는데요. 그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안정세를 보였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은행권 수신경쟁과 은행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 전환이 있기 전에는 대출금리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기준금리 동결인데 대출금리 '들썩'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 금리(신규코픽스 기준)는 연 4.17~6.209%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16일 연 4.08~6.061%보다 소폭 오름세입니다. 이날 고정형 금리도 연 3.90~6.10%로 집계돼 한달 전인 연 3.83~5.92%보다 올랐습니다.
 
주담대 금리가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전문은행도 3%대 금리는 사라졌습니다. 22일 기준 카카오뱅크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은 연 4.03~5.777%, 고정금리 상품은 연 4.322~5.614%로 나타났습니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지난달 기준 3.66%로 전월대비 0.03%p 소폭 내렸는데, 주담대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재 수신 경쟁이 일어나면서 예금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9월 코픽스는 다소 오를 전망입니다.
 
지난해 은행들이 고금리로 끌어모은 100조원 규모의 예적금 상품 만기가 다음 달부터 본격 도래하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고, 예적금 재예치를 유도하기 위해 연 4%대 금리의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9개 은행의 36개 정기예금(만기 12개월 기준) 중 최고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10개로 나타났는데요. 보름새 2배 가량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수요가 몰렸던 고금리 예금상품 등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들도 자금조달 목적의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발행 금액은 이전 달보다 89.1%(3조7253억원) 늘어난 7조905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은행채 발행은 은행채 금리와 대출 금리가 덩달아 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주담대 고정형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20일 기준 4.517%로 한 달 전 4.412%보다 0.105%p 상승했습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3월24일 3.830%까지 내려왔다가 지속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4% 중반대를 유지하던 6개월 전인 3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은행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예산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적자 국채를 증가시켜 미국 국채 공급을 확대했는데요. 반면 중국과 일본 등 외부에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미 국채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국채 가격과 국채 금리는 역으로 움직이는데요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은행 외벽에 게시되어 있는 주담대 금리 안내문. (사진=뉴시스)
 
긴축기조 당분간 지속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걸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해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뛰었기 때문에 한국 장기 국채 금리도 역시 뛸 수밖에 없고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 시점도 덩달아 늦춰졌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를 웃돌고 있습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은의 기준금리 정책 변화가 연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했지만, 늦춰지는 분위깁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직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물가상승률이 8월 이후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생산물가지수(잠정)는 121.16으로 전월대비 0.9% 올랐습니다. 지난 7월(0.3%)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인데, 지난해 4월(1.6%)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입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1.0%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물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도 유가를 기존 전제로 하는데요. 최근 국제유가는 지속 오름세입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하반기 국제유가를 배럴당 84달러(브렌트유 기준)로 전제하고 물가상승률 등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통위원 6명 모두 0.25%p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 기준금리는 최근 유가나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있어 당분간 통화 정책이 현 수준을 유지할 걸로 예상된다"며 "대출금리의 경우 기준금리 외에도 미국 국채 상승에 동조화되는 측면이 있어 당분간은 금리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시내의 은행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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