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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최악"…한숨의 추석민심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우려 목소리…여야 대립에 정치마저 비호감 전락
입력 : 2023-10-03 오후 5:04:50
지난달 2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이 명절 상차림 준비를 위해 장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최수빈 기자] 6일간의 추석 연휴 기간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게 얼어붙었습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민생 해결과 비전 제시는 뒷전으로 미룬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주를 이뤘습니다. 지난해 역대급 비호감 대선부터 계속된 '정치 혐오'는 더욱 심화됐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마저 비호감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진 셈입니다. 
 
3일 본지가 '지역별 추석 민심'을 취재한 결과, 현 경제 상황에 힘겨워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전국적으로 고물가와 고금리 등에 대한 우려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경제 문제보다 이념을 강조하고 있는 윤석열정부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고물가로 장보기 겁나"…'이념 강조' 윤 대통령 비판도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0대·남)씨는 "서민 주거 정책대출 상품 금리를 올린 것은 큰 실수"라며 "금리 인상으로 집 사기도 어려운 환경에서 세입자 부담까지 가중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직장인 오모(30대·남)씨도 "물가가 너무 올랐다"며 "추석 장보기가 겁이 났다"고 했습니다. 인천에 거주하는 박모(30대·남)씨는 "고물가로 지갑 자체가 유리지갑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대전에 거주하는 윤모(50대·남)씨는 "체감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특히 과일값이 너무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편으로 "윤 대통령이 나랏빚을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실천과 의지를 보여줬다"며 현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공감하는 의견도 피력했습니다. 최근 공산 세력과 반국가 세력 등 이념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충남 아산에 거주하는 윤모(60대·여)씨는 "매일 반공산당만 외치고 실질적으로 가계에 보탬이 되는 경제정책이 뭐가 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습니다.
 
경북 구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50대·여)씨는 "경기가 많이 안 좋아졌다"며 "지역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게 지방의 산업 분야가 골고루 발전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0대남)씨는 최근 치솟는 물가와 높은 집값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여야의 극한 대립 배경에 윤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20대·여)씨는 "윤 대통령의 긁어 부스럼 만드는 국정운영으로 국민의 피로만 커진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생은 여야가 얼굴을 맞대고 이뤄낼 수 있으나 결국 대화가 실종되면서 정쟁만 두드러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호감 극에 달했는데…추석 민심 놓고 또 '으르렁'
 
여야가 전한 추석 민심도 “민생에 집중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민생이 악화하게 된 원인에 대한 여야의 진단은 달랐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단식과 체포동의안 처리, 구속영장 심사 등으로 국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며 민생 파탄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습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경제와 민생이 위기에 빠진 데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컸다"고 전했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경제 대응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보도된 'MBC·코리아리서치' 조사(9월25~26일 조사,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서 윤석열정부의 경제 대응에 대한 평가가 부정평가가 61.3%로, 긍정평가 34.4%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같은 날 공개된 'KBS·한국리서치' 조사(9월25~27일 조사)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평가한 이유로 '경제 등 민생 대책'이란 응답이 30.7%로 가장 높았습니다.
 
윤 대통령도 이를 감안한 듯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민생' 행보에 매진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 터미널을 찾아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우리 경제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5000만 내수 시장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수출과 수입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며 수출 5대 강국 의지를 밝혔습니다.
 
박주용·최수빈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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