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공매도 제도는 개인과 기관 투자자간 담보비율 차이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수식어가 붙었는데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개인 담보비율을 120%로 내렸는데도 기관에 유리하다는 말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이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개인 투자자 공매도 담보비율을 기존 140%에서 120%로 낮춘 이유를 묻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개인 투자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기관 투자자는 별도 규제가 없고 담보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담보비율이 105% 이상으로 적용된다"며 "개인 투자자 담보비율을 120%로 낮췄지만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서 여전히 높은 것 아닌가"라고 물었는데요.
김 위원장은 "기관들은 거래하는 방식 자체가 개인이 하는 대주 형식이 아니라 대차 형식으로 한다"며 "대차거래는 양 당사자간 협의에 의해서 하는데 담보는 대개 주식"이라고 답했는데요. 그는 이어 "개인의 담보는 현금이고 기관은 주식 등으로 하는데 헤어컷(유가증권 등 가격할인)을 하기 때문에 실제 담보비율은 140%를 넘어가기도 한다"며 "개인보다 기관에게 유리하다는 말은 담보비율을 120%로 낮춘 상황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과 기관 구분없이 일원화하는 것에 대해선 김 위원장은 "국제적으로 그렇게 하는 곳도 없고 현실적으로 똑같이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대해서 윤 의원이 구축이 어렵는지 묻자 김 위원장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차 거래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주식 배당, 옵션 지급 등 목적도 다르고, 전 세계에서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주문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실시간으로 파악을 하나"라며 "파악을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도 전산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은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같이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고 외국인 투자가 중요한 나라에서 외국에선 아무도 안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시스템을 만들어서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과연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인지, 정말 자신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