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해주면서 수십억원의 부실채권을 차주에게 떠넘기는 등 이른바 '꺾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어떤 기준으로든 꺾기 사례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에서 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 꺾기 사례로 차주에게 부실채권 매수를 조건으로 대출을 약정한 사실을 꼽았습니다.
김 의원은 "대주인 하이투자증권이 차주에게 2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팔고 2개월 간 여러가지 조건 변경 후 대출을 진행했다"며 "2개월 정도 걸리는 이유는 금융소비자법상 다른 종류의 거래가 1개월 안에 벌어지면 꺾기로 간주하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는 "과거 은행이라든가 상호저축은행에서 대출을 해주고 예금을 받는 꺾기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10년 이전에 일들이고 제1금융권에서도 그런 일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20억원 부실채권을 산 부분과 관련해 "완전히 별개의 거래이고 부실채권이냐 아니냐는 당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부실채권의) 투자가치 여부에 대해서는 있다, 없다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다만 저는 자발적으로 샀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돈을 빌리는 사람은 돈이 급한데 20억을 왜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것인가"라며 "대출 상담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증권회사에선 꺾기가 아니라고 주장을 하는데 (금융위에서) 조사를 해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꺽기 1개월 규정을 놓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금소법상 간주 거래가 1개월 규정으로 돼 있는데 이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대부분 1개월을 넘기는 대차 상담을 하게 되는데 2개월, 3개월 정도까지는 간주 거래 규정을 넓혀야 그 범위 안에 들어오는게 대부분"이라고 전했습니다.
PF 꺾기 의혹 외에 내부 감사 내용에 대해서도 질의가 오갔습니다.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부동산 부문 사장과 흥국증권 기업어음 브로커로 있는 김 사장 아들에 관한 얘기인데요. 김 의원은 "하이투자증권이 발행한 15조원의 기업어음 및 전단채 거래를 (김 사장) 아들 회사에 밀어줬다는 감사 지적사항이 있는데 사실인가"를 물었습니다. 홍 대표는 "현재 감사를 진행 중이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15조원에서 수수료만 따지더라도 당사자에게 들어가는 돈은 수백억원에 육박하는 비리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는 수사 대상이지 감사 정도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비롯한 증인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