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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선택 기회 중지 잔인…정부가 나서야"
(2023 국감)파킨슨병 환자 참고인 출석…조규홍 장관 "오리지널 재공급 강구"
입력 : 2023-10-12 오후 5:53:5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파킨슨병은 치료제가 없어 죽어야 끝나는 병입니다. 마도파정은 저를 살게 해줍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처방이 불가합니다. 약 선택 기회를 중지하는 것은 잔인한 일입니다. 그간 잘 먹던 약이라도 먹게 도와주세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12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A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환자들의 약물 선택권 박탈에 따른 어려움에 대해 밝혔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A는 32살에 파킨슨병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들이 가장 많이 복용 중인 치료제는 글로벌제약사 로슈의 '마도파'정입니다.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오리지널 약 가격이 인하되자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로슈는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A씨는 "제네릭 제품의 이상사례 보고가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동일하다고 지적하지만 파킨슨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노인성질환으로 신고를 잘 할 수 없다"면서 "부작용 신고를 하더라도 노환으로 여기면서 부작용을 넘기며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복제약을 먹는 나는 분명히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A씨는 "건강이 악화돼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우선순위가 아니라 밀렸다. 아이들만 보면 미안하고 안쓰러워 매일 울었다"면서 "100M를 19초에 달리던 나는 이제 200M 떨어진 아이들의 학교를 도움 없이는 다닐 수 없는 엄마가 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와 울음이 섞인 채로 말을 이어 갔고 몇몇 의원들은 눈물을 훔쳤습니다.
 
A씨는 파킨슨병 확진이 됐지만 장애등급 판정을 받지 못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강직, 떨림 서동 등 운동 장애와 함께 인지 장애, 우울 등 비운동성 장애도 동반하는 복합적인 진행성 뇌질환입니다. 그러나 장애등급 판정은 환자가 약을 먹고 가장 효과가 좋은 시점에 평가해 장애등급 인정이 어렵습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파킨슨 환자들은 약에 대한 반응이 민감에서 다양한 약물을 활용해야 하는데 다수의 약물들의 유통이 중단되고 있다"면서 "오리지널 약 재공급 성과도 없고 이렇게 포기할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파킨슨병의 오리지널 약제를 재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자가치료 과정에서 비싼 관세를 부과받고 있어 무관세를 고려해달라는 것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대한파킨슨병협회 관계자들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 등은 이날 국회 앞에서 마도파정 재공급 및 파킨슨관리법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정부 당국에서는 기존 오리지널약을 공급해 오던 제약사들이 왜 한국 시장을 떠나는지 잘 살펴보고,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파킨슨 관련 약이 왜 우리나라에는 도입이 안 되고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모습.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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