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거점, 대형화 지점 전략을 통해 자산관리(WM)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특화지점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뉴스토마토>는 이들 지점장을 만나 해당 점포가 가진 특색, 전략이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유안타증권의 W프레스티지(WPC) 강남센터는 문을 연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고액 자산가를 겨냥해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만들어졌는데요. 지난 13일 강남구 삼성로 삼성동오피스빌딩 2층에서 만난 전형욱 WPC 강남센터장은 강남센터의 강점, 당면한 과제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증시와 관련해선 내년 다소 밝은 전망을 내놓으며 저점 매수를 추천했습니다.
전형욱 W프레스티지 강남센터장 (사진=김한결 기자)
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변동성을 보였는데요. 앞으로 증시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현재 주식은 많이 빠진 상태입니다. 대중과 반대로 가는 컨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거래대금이 확 줄었고 모든 사람이 힘들 때가 기회입니다. 이미 투자를 한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현금이 있거나 주식을 멀리서 보던 사람들에겐 좋은 상황이죠. 예를 들어 18만~19만원을 하던 A라는 종목이 12~13만원이 됐다면 6만원, 30% 이상 빠진 것입니다. 가격적으로 훌륭하기 때문에 지금은 서서히 사야 하는 기회입니다.
우리나라 시장을 가장 짓누르는 것은 환율인데요.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워낙 민감한 상황이어서 환율과 금리, 두 가지를 보면 됩니다. 현재 환율은 1350원에서 더 위를 열어둔 1400원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지만 방향성이 돌고 내려온다고 하면 주식을 매수해야 합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최근 4.8%을 도전하고 있는데요. 만약 뚫고 올라서면 곤란해지지만 4.8% 언저리에서 꺾이는 추세를 보이면 방향성 자체는 주식에 우호적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환율과 금리 모두 고점 근처에 와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서서히 사야 하는 시점입니다. 환율은 1350~1370원, 금리는 4.8% 수준이라면 더 위로 올라가긴 힘들어 보입니다.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2분기까지 느렸던 것들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장은 좋게 보고 있는데요. 이미 많이 빠져있는 것에서 충분히 살 기회를 주는 것이죠. 매크로 지표인 환율, 금리가 우호적이면 외국인 매수는 당연히 들어오니 내년 장은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증시에선 어떤 섹터를 눈여겨 봐야할까요?
반도체는 2025년부터 빅사이클로 전환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사이클이 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IT(정보기술) 업종이 선순환하면 시장은 우호적으로 흘러갈 전망입니다.
따라서 실적에 기반하고 성장에 기댈 수 있는 반도체를 필두로 AI(인공지능), 미용·의료 섹터 내에서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AI는 크게 상승한 이후 조정을 주고 있지만 기대감이 여전한 산업이고요. 미용·의료의 경우 피부과 등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는 섹터입니다.
2차전지는 워낙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인터넷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일반인들을 자극시키는 내용이 많이 등장하며 쏠림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자정작용이 지난 후에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수요는 높지만 매출 등 실적이 꾸준하게 우상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검증이 필요합니다.
W 프레스티지 강남센터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어떤 부분이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유안타증권은 꾸준하게 고객 니즈에 최적화한 공모주펀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약 3000억원을 판매했는데요. 그 중 WPC 강남이 판매액의 약 15~20%를 차지했습니다. 펀드 침체기 속에서도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제시하는 중입니다.
특히 사모 공모주 펀드를 설정한 중소형 운용사들을 선별하는 능력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즈가 큰 운용사보다 중소형 운용사들을 중점적으로 만나고 있죠. 오랜 시간 시장, 고객과 호흡을 맞춰온 PB들, 여러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수한 중소 운용사를 선별하고 안정적인 수익률 창출에 힘쓰는 중입니다.
유안타증권 W프레스티지 강남센터 내부 (사진=김한결 기자)
센터의 고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은 무엇인가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WPC 강남센터 고액 자산가들은 무엇보다 안정성과 절세에 무게 중심을 두고 사모펀드, 국채, 구조화 상품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수익보다는 5%의 꾸준한 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죠. 고객층이 60대 이상의 자산가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부의 세대 이전'에 주목하고 있고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라 할 수 있는 기업 상속 및 가족 사전 증여 등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센터가 당면한 과제 역시 부의 세대 이전입니다. 즉, 기존 고객의 가족까지 계속 고객으로 유지하는 것이죠. 한 번은 고액 자산가 고객과 자녀가 함께 센터를 자주 방문해 소프트랜딩을 기대했지만 고객이 돌아가신 이후 자녀가 본인이 친한 네트워크로 이탈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젊은 신흥 부자층을 새로 유치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기존 고객층의 세대 이전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의 세대 이전과 궤를 같이하는 전략으로 PB들이 세무사 및 부동산 전담 직원과 함께 고객을 밀착 관리하고, 가족 계좌 개설, 그리고 지인의 소개 영업 등을 통한 영업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 분의 고객에서 한 집안이 모두 고객이 되는 형태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