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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강한 심장에 안전성까지 챙긴 삼천리자전거 '팬텀Q SF플러스'
500W 모터 출력으로 오르막 '가뿐'
입력 : 2023-10-16 오후 2:53:4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치솟는 대중교통비에 출퇴근용 전기자전거를 눈여겨보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명인데요. 올해부터 모터 출력을 늘린 전기자전거가 속속 출시되면서 전기자전거는 더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자전거 1위 업체 삼천리자전거(024950)에서는 모터 정격 출력을 500W로 끌어올린 전기자전거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주력모델인 콤팩트한 미니벨로형 접이식 자전거 '팬텀 Q SF 플러스'를 이용해 직접 출퇴근을 해봤습니다.
 
자전거를 능숙하게 조작하지 못하는 저는 하천 주변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약 40km 거리를 왕복했습니다. 가장 궁금한 부분은 모터 출력 상향에 따른 체감 변화였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기자전거 모터 정격 출력이 500W 이하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그동안 전기자전거 모터 정격 출력이 350W 이하로 제한돼 오르막에서 버거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오르막길 등 험준한 길을 편하게 가고 싶어서 전기자전거를 타는 이들도 많은데 거기서 힘을 못 쓴다는 점은 전기자전거 큰 약점으로 꼽혔습니다.
 
삼천리자전거 '팬텀 Q SF 플러스'가 여의도 한강 부근에 서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팬텀 Q SF 플러스는 경사로에서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오르막길이 보이면 마음을 단단히 먹게 마련인데 팬텀 Q SF 플러스는 오르막을 가뿐하게 올랐습니다. 사람이 안간힘을 쓸 필요 없이 전기로 오르막을 소화할 수 있는 건데요. 팬텀 Q SF 플러스는 전기 동력만으로도 최대 9도 각도에서 오르막길 주행도 가능합니다. 이전에는 등판능력이 7도에 불과했으나 모터 출력이 커지면서 힘이 좋아진 것입니다. 가까운 나들이가 아니라 1시간가량 걸리는 출근길이었기에 걱정이 많았는데 그런 우려를 깔끔하게 씻어줬습니다.
 
전기자전거 출근길에 풍경 선물은 덤이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출근을 할 때면 아침부터 인파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서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다 기계 소음에 끊임없이 시달리며 아침부터 기진맥진하게 됩니다. 요즘같이 날씨가 선선하고 좋을 때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더니 평화로운 한강도 보고 햇살도 온몸으로 맞을 수 있었습니다.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와 여러 들꽃들을 눈에 담고 풀냄새까지 맡으니 출근길의 질이 향상됐습니다.
 
삼천리자전거 '팬텀 Q SF 플러스'. (사진=변소인 기자)
 
퇴근길에는 아찔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중학생 무리 수십명이 가로로 2명, 3명이 서서 길을 막아선 것인데요. 이럴 때 갑자기 서행을 하거나 빠르게 추월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전기자전거를 이용할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이 서행의 위험성이었습니다.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 전기가 차단되는데, 급정지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서서히 감속해 서행하는 경우나 서행 상태에서 다시 속도를 올리는 것이 매끄럽게 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번 모델은 감속과 가속 모두 부드럽게 연결돼 안전성이 매우 개선된 모습이었습니다. 어두운 퇴근길에 벌레들이 시야를 가리고 눈 안에 들어오는 것 빼고는 주행에 별다른 지장 없이 쉽게 조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위기의 순간이 더 있긴 했습니다. 페달링을 감지해 모터를 구동시켜주는 파스(PAS) 방식에서 가장 빠른 5단계와 모터의 힘으로만 주행하는 스로틀을 신나게 쓰며 출근했더니 퇴근길에 배터리는 1칸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귀가하다 자력으로 자전거를 굴리게 되겠구나 싶었는데, 뜻밖에도 배터리 1칸은 55분을 버텨줬습니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 덕분입니다. 삼천리자전거는 파스 1단계 기준 1회 충전으로 165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여가를 즐기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라면 주행거리가 이보다 짧겠지만, 저처럼 쾌속과 스로틀을 맘껏 이용해도 왕복 40km까지는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삼천리자전거 '팬텀 Q SF 플러스'로 퇴근길 18.09km를 주행했다. (사진=변소인 기자)
 
다만 도보 지원 기능은 여전히 이용하기가 불편했습니다. 25.1kg에 달하는 육중한 무게는 4km/h 속도의 출력으로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또 버튼을 누른 상태로 손잡이를 잡아야 지속 실행이 되는데 버튼과 손잡이를 동시에 잡을 때의 그립감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이보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안장입니다. 안장통은 다음 날까지도 지속됐습니다. 자전거의 심장인 모터 출력이 커진 만큼 출퇴근용으로 장시간 이용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출퇴근 시 바이커팬츠를 입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차피 최고 속도가 제한돼 있는 전기자전거의 특징을 고려해 착석감이 좋은 안장을 적용한다면 사용자가 좀 더 편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출력 모터를 접해보니 오히려 더 갈증이 생깁니다. 모터 출력 제한을 좀 더 완화해 더 편리한 출퇴근길이 되면 좋겠다는 욕심이 듭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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