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K콘텐츠 조작 사건들에 대해 들여다 봅니다. 17일 열리는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대한 국감에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배급사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합니다. 또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 사건을 묻기 위해 구창근 CJ ENM 대표도 참석 예정입니다.
특정 제작사만 겨냥한 증인
올해 영화계는 관객수 조작 사건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 멀티플렉스 3사와 국내 영화 투자배급사 3사 등 총 6개 회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멀티플렉스와 투자배급사가 함께 관객수를 부풀려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했다는 첩보를 수집하고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관객수 조작 의심 영화 목록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과 검찰 수사,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재판 등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이 포함됐음이 공개됐습니다. 이에 국감에선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 등을 상대로 영화 관객수 조작 의혹과 관련한 질의가 예상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포스터.(사진=켈빈클레인프로젝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개사와 배급사 24개 업체 관계자 6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이들은 2018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박스오피스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특정 상영 회차가 매진된 것처럼 조작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배급사 24개 업체 중에서도 '그대가 조국' 배급사 대표만이 증인으로 포함됐습니다. 이에 국감에서 영화 관객수 조작에 대한 질의보다는 정치적 겨냥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게 만들었습니다.
CJ ENM 대표도 소환 예정
구창근 CJ ENM 대표도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문체위에 이어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도 구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문체위에선 구 대표를 소환해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의혹 및 투표 조작사범 재입사 문제 관련 질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표 조작으로 논란이 된 엠넷 '프로듀스 X101'(사진=뉴시스)
먼저 조작 의혹은 이렇습니다. CJ ENM 계열 엠넷 대표 아이돌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의 파이널 생방송 직후 순위 조작 의혹입니다. 이로 인해 연출을 맡은 안준영 PD, 총괄 담당자인 김용범 CP를 비롯해 제작진이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순위 조작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안 PD는 징역 1년6개월, 김 CP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안 PD는 작년 9월18일 사직했다가 올해 3월 복직했습니다. 다른 두 CP 역시 정직 후 각각 형을 살고 나온 뒤 다시 CJ ENM에서 활동 중입니다. 이에 대해 논란이 일자 CJ ENM 측은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만 했을 뿐, 복직 결정은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보이즈 플래닛' 최종회 방송 이후 시청자와 팬들 사이에서 공정성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환노위는 CJ ENM 구조조정과 퇴직 종용을 짚기 위해 구 대표를 소환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빠져나가고 중소기업과 월급 사장만 증인으로 채택됐단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 대표가 국감에 출석해서 계속해서 논란이 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문제를 어떻게 투명하게 만들 것인지, 대중의 반발에도 엠넷의 신뢰성을 떨어트린 인물들의 재입사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어떤 답변을 공개할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CJ ENM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는 구 대표 주도 아래 고강도 쇄신을 추진 중입니다. 수익성 악화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연초부터 인력 감축 및 사업부 효율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구 대표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