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BNK자산운용이 국내 2차전지 양극재 관련 기업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습니다. ETF를 구성하는 2차전지 양극재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인 가운데 출시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조정 시기를 염두에 둬서 상품을 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업계에선 중동 정세와 2차전지 실적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인 관점의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BNK 2차전지양극재 ETF 구성종목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NH투자증권)
BNK 2차전지양극재 ETF가 출시된 날 국내증시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90%, 3.07% 빠졌는데요. ETF를 구성하는 5대 양극재 기업들도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4.01% 밀린 23만9500원으로 마감했고 포스코퓨처엠(-4.79%)과 엘앤에프(-3.51%), LG화학(-2.37%), 코스모신소재(-0.70%) 등도 하락했죠.
2차전지 관련주는 올해 증시를 달궜지만 최근 고점을 지나 조정세에 들어왔다는 인식이 시장에 지배적입니다. 지난달 12일엔 KB자산운용이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를 출시하며 국내 최초로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ETF까지 등장했죠. 개인 투자자들은 19일 기준 해당 ETF를 403억원 순매수했습니다.
특히 리튬가격이 많이 빠지면서 제품 가격도 하락해 양극재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각각 8만원, 4만원 내린 27만원, 26만원으로,
현대차증권(001500)과
키움증권(039490)은 포스코퓨처엠을 25만원, 8만1000원 하향한 42만원, 57만9000원으로 조정했죠.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양극재 핵심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지난 4월부터 반등했으나 6월부터 재차 하락하며 전저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양극재 판가는 2024년 1분기까지 점진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포스코퓨처엠을 두고 "전방 수요 둔화 및 리튬 가격 하락으로 올해까지는 실적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렇듯 2차전지 양극재 종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BNK자산운용이 관련 ETF를 선보여 눈길이 쏠렸는데요. BNK자산운용 측은 올여름부터 상품을 기획할 당시 하반기 출시를 목표했고 여름 이후 조정세를 고려한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2차전지가 고평가됐고 많이 올랐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다만 업황 상 최바닥으로 보이고 내년, 내후년부터 전기차 시장 자체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지금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증시 전체의 변수로 작용하며 당장의 성과는 어려워 보입니다.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란이 참전하면 유가가 크게 오를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된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현재도 금리가 너무 올라 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을 겪고 있는데 추가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크게 망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최근 2차전지 업종 실적이 하회하고 중동 정세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단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