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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오른 오리…알고보니 종오리 생산·배분량 ‘통제’
2009년부터 매년 종오리 공급량 결정
입력 : 2023-10-2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12년에 걸쳐 오리 가격을 짬짜미한 한국오리협회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들은 번식 목적의 부모오리인 종오리의 생산·배분량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오리 신선육 생산량을 조절해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오리협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9300만원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오리협회는 2009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연도별 종오리 생산량 및 배분량을 통제하는 등 농가 등 구성사업자의 오리 신선육 생산량을 제한해 왔습니다.
 
협회는 매년 '종오리 수급위원회'를 열고 연도별 종오리 공급량을 결정, 이를 기준으로 구성사업자들의 종오리 신청량을 조정해 사업자별 배정량을 결정했습니다. 종오리 판매시장 점유율 98% 차지하는 '한국원종오리'는 협회가 결정한 생산량에 맞춰 종오리를 생산하고 사업자에게 공급했습니다.
 
오리 신선육 공급 증가로 가격하락을 예상한 2012년의 경우 오리협회는 사업자들의 종오리 신청량의 44%를 삭감해 공급했습니다. 반면 종오리 수요가 부족한 경우에는 신청하지 않은 사업자들에게까지 강제 배분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리협회의 오리 가격 유지를 위한 생산량 제한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9300만원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다. 자료는 오리 생산 단계별 개념.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오리협회의 이 같은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종오리 공급량과 배정량을 임의로 결정, 배분하는 행위로 시장의 물량 및 가격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오리고기 시세 통계를 보면, 2012년 평균 7276원이었던 오리고기 가격은 협회의 신청량 조절로 2013년 7799원, 2014년 9474원 등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5월 기준 1만1900원까지 올랐습니다.
 
고인혜 공정위 서비스카르텔조사팀장은 "사업자단체가 12년에 걸쳐 인위적으로 오리고기 가격 및 공급량에 영향을 미친 행위를 적발한 것"이라며 "민생 부담을 가중할 수 있는 담합 및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식용 오리를 생산·판매하는 사업자는 부모오리로 불리는 종오리를 구매해 교배·사육해 이를 가공, 소비자에게 오리 신선육을 공급합니다. 지난 2009년 종오리 등록제 시행에 따라 식용 오리 생산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종오리를 구입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리협회의 오리 가격 유지를 위한 생산량 제한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9300만원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한국오리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한국오리협회)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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