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외화예금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미국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미리 쌓아둔 외화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엔저현상의 영향으로 엔화 예금만 나홀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3년 9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896억9000만달러로 8월 말보다 94억1000만달러 감소했습니다.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이 900억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9월말(895억달러) 이후 처음입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하는데요. 외화예금은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으로 늘다가 지난 8월에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이번까지 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습니다.
통화별로 보면 주로 달러화 예금이 줄었는데요. 달러화예금은 전원 말 대비 91억9000만달러 줄었는데요. 달러화예금은 일부 기업의 현물환 매도, 수입 결제대금 지급, 추석연휴를 앞둔 예비성 해외자금이체 등으로, 유로화예금은 수입 결제대금 지급 등으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9.47원으로 지난 8월(1318.47원) 대비 0.8% 올랐습니다.
유로화예금도 수입 결제대금 지급 등으로 1.4억달러 줄었습니다. 위안화도 1억4000만 달러 감소한 11억 달러로 3개월 연속 줄었고, 영국 파운드화 등 기타 통화는 4000만달러 감소한 12억7000만달러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엔화예금은 나홀로 1억달러 늘었습니다. 수출 결제대금 수취, 개인의 여유자금 예치 등 영향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엔화 예금은 '슈퍼 엔저' 현상에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했다가 8월 3000만 달러 줄어든 바 있습니다. 엔화 환율의 경우 지난 4월 1000원까지 올랐지만 9월 중순 한때 800원대로 떨어진 바 있습니다.
예금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예금잔액 752억2000만달러) 및 개인예금(144억7000만달러)은 각각 92억2000억달러, 1억9000만달러 감소했습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예금잔액 808억1000만달러) 및 외은지점(88억8000만달러)이 각각 85억4000만달러, 8억7000만달러 감소했습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