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무더기 계약 해지 사건과 쿠쿠의 대응을 지켜보며 떠오른 격언입니다. 가맹점의 계약 해지 배경이 명확한데도, 회사 혼자 '정당한 근거에 바탕한 것이었다'며 맞서는 형국입니다. '법대로 해보자'며 누구의 비판도 두렵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가맹점주들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으며 협의회 활동을 와해시키려 했던 해당 팀장은 표창도 받고, 승진도 했습니다. 이러한 비도덕적 마인드를 가진 회사의 제품을 믿고 쓸 수 있겠습니까.
쿠쿠에게 ESG경영은 먼 나라 이야기 인듯 합니다. ESG는 회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 즉 이해관계자, 지배구조 등을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개념인데요. 다수의 기업들은 ESG 경영을 위해 회사 직원뿐 아니라 2차, 3차 협력사를 챙기며 그들과 공생을 추구하는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경영 및 영업활동으로 인해 생겨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지역사회나 환경봉사 활동을 벌이기도 하지요. 회사 내부에서도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을 씁니다.
쿠쿠는 ESG가운데 E와 S부문을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쿠쿠의 독주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라이벌이 없는 1위 사업자이기 때문 아닐까요. 한때 경쟁을 벌이던 쿠첸의 영향력이 줄면서 밥솥 및 가전 시장에서 쿠쿠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말았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쿠쿠는 밥솥의 대표 브랜드가 됐으며 그를 잇는 2위권 업체들이 딱히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쿠쿠는 밥솥 시장 내에서 절대 강자입니다.
1위의 자신감이겠지요. 말단에서 쿠쿠의 성장을 함께 도왔던 이들의 수고와 노력을 무시하고, 필요 없으면 갖다 버리고, 국회와 언론 등의 비판과 지적에도 꿈쩍 않는 모습은 '불통', '독불장군', '고집쟁이'라는 단어로밖에 표현되지 않습니다. 지금의 행위가 곧 소비자와 멀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길 바랍니다. 국회와 언론, 가맹점주도 따지고 보면 모두 소비자입니다. 넘쳐나는 소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요즘 소비자들은 더욱 똑똑해지고 있어요. 모두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소비자 없이는, 기업도 없습니다.
쿠쿠전자 양산본사 사진. (사진=쿠쿠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