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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30일 17: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업체
칩스앤미디어(094360)가 3년 만에 다시 무상증자에 나섰다. 발행주식 100% 수준의 주주배정으로 유통주식량을 기존보다 두 배 늘렸다. 기업 성장에 맞춰 무상증자에 따른 주가 부양으로 가치를 올려보겠단 계산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칩스앤미디어는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무상증자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무상증자는 주식대금을 받지 않고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이번 무상증자 대상 주식수는 총 발행주식수인 1041만1562주다.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가 1주로 비율이 1:1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주 종류는 보통주가 964만315주, 상환전환우선주가 77만1247주로 확인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다음 달 14일이다. 이날을 기준으로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 대해 1주당 1주의 신주를 배정한다는 설명이다.
칩스앤미디어의 최대주주는 한투반도체투자주식회사(지분율 31.94%)다. 지난 7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텔레칩스(054450)는 보유주식 보통주 332만6063주(지분율 34.5%) 가운데 255만4683주(발행주식 총수의 26.5%)를 한투반도체투자주식회사에 양도했다. 텔레칩스는 77만1380주를 소유해 지분율이 7.4%로 나타난다. 이외 소액주식수는 476만56주다.
무상증자를 시행함에 따라 유통 주식수가 늘어나게 됐다. 칩스앤미디어는 지난 2020년 3월에도 보통주 1주당 0.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시행하면서 발행주식이 741만5627주에서 964만315주로 주식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발행주식 수 1000만주 정도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 3년6개월 만에 다시 무상증자에 나서면서 발행주식 수는 두 배로 확대됐다.
이번 무상증자는 회사의 수익성과 재무적 여건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적정 시기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칩스앤미디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칩스앤미디어는 올해 3분기 매출액 70억원에 영업이익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4%, 27.6% 증가했다. 영상 가전 시장의 위축으로 로열티 매출이 감소했지만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시스템온칩(SoC) 라이선스 매출이 성장하면서 전체 라이선스 매출이 증가했다. 전방산업은 모바일과 산업용, 자동차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사 가운데 기존 고객의 신규 프로젝트나 AI SoC 타겟 프로젝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는 신경망처리장치(NPU) IP 라이선스 계약이 국내외 고객 대상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된다.
다만 무상증자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하반기 무상증자를 시행한 대다수 상장사들의 주가가 오히려 이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권리락 이후 주가가 잠시 상승했다가 하락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모습이다. 무상증자 효과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해당 회사의 실적 성장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