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45조7230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지난해 47조1905억원보다 감소한 규모입니다. 서울시 본예산이 줄어든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 이후 13년 만입니다. 부동산 경기 하향 안정화와 기업실적 둔화가 예산 감소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시는 2024년도 예산안으로 전년 대비 3.1%(1조4675억원) 줄어든 45조7230억원을 책정해 1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습니다. 민선 8기 시정 목표인 ‘동행·매력 특별시’에 추진력을 더하는 두 번째 본예산으로, 예산 규모는 줄었지만 ‘약자와의 동행’ 예산은 늘렸다는 설명입니다. 약자와의 동행 관련 예산은 지난해 13조2100억원에서 올해 13조5125억원으로 3025억원 늘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단단한 계층이동 사다리를 놓고 사회안전과 통합을 이끌어 낼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안전도시 구현’과 도시 공간·관광 혁신을 통한 ‘매력적인 서울’을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에서 2024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중복 계상된 회계 간 전출입금을 제외한 순계예산 규모는 41조2125억원으로 올해보다 3705억원 줄었고, 법정의무경비를 제외한 실 집행예산은 28조9030억원입니다.
예산 감소의 주원인은 세입 감소입니다. 세입 예산은 기업실적이 둔화됐고 집값이 내리면서 6465억원 줄어든 24조2353억원으로 추계됐습니다. 이 영향으로 시정 8대 분야 중 사회복지·문화관광·일반행정 3개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예산이 감소했고, 전년보다 1777억원 줄어 25조6912억원이 편성됐습니다.
도로교통 예산↓, 사회복지↑
도로교통 분야가 가장 큰 폭으로 감액됐습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른 수입 상승을 고려해 재정 지원이 축소됐고 별내·진접·동북선 철도건설 사업 공정을 고려한 실소요액 반영, 운수업계 유가보조금 감소 등으로 3088억원 예산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사회복지 예산은 전년 대비 증액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기준중위소득 증가에 따른 복지급여 인상, 부모급여 확대 등으로 4025억원이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문화향유 기회가 확대되면서 문화관광 분야에서 244억원, 지역상생발전기금 출연 등으로 인해 일반행정 분야에서 203억원이 늘었습니다.
서울시는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모든 재정사업을 재검토했고, 예산집행 효율을 극대화해 약 1조9330억원 규모의 재원을 절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약자와의 동행, 안전한 서울, 매력적인 서울 등 핵심 3대 분야 투자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입니다.
“도시 연담화, 자연스런 현상”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예산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 불거진 김포의 서울시 편입 논의와 관련해 “서울의 미래 도시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될지, 어떤 역기능이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해 매우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하겠다”며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서 판단의 근거를 시민들에 제공해야 한다. 그런 작업이 비로소 시작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경제가 발전하고 도시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도시와 주변 도시의 경계가 이어지는 ‘연담화 현상’은 자연스러운 도시의 변화”라며 “이를 행정체계로 담아내는 작업이 중요한데, 김포시장을 6일 직접 만나면 김포시가 어떤 의미와 목적으로 편입을 추진하는지 듣고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