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보급형 안마의자 '팔콘'으로 하반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디프랜드가 또 다시 암초를 만났습니다. 바디프랜드 성장 주역으로 꼽히던 박상현 전 대표가 회사와 관련된 유상증자 정보를 지인에게 넘긴 혐의로 금융당국에 적발된 것입니다. 안마의자 과장광고와 직장 내 괴롭힘 등을 계기로 회사 기강을 다잡기 위해 준법경영을 선포한 지 1년여 만의 일입니다.
업계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월24일 제14차 회의를 개최하고 박상현 전 바디프랜드 대표에 대해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 금지 위반 건으로 수사기관 통보조치를 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증선위는 2020년 박 전 대표가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오스템(031510)의 '부품 공동 개발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 정보가 공개되기 전 지인 A씨에게 이를 전달했고, A씨가 이를 통해 오스템 주식을 매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입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2020년 오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했습니다. 바디프랜드(외 2명)는 현재 지분 12%를 보유한 오스템의 2대 주주입니다.
최근 공개된 당시 증선위 회의록에 따르면 증선위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와 A씨가 시간 차이를 두고 비슷한 종목에 투자해왔다는 점을 들어 양자간 주식 투자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증선위는 기관이나 개인의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검찰 등 수사기관에 이를 통보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사기관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고 순차적으로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재력이 기술되기도 했습니다. 증선위 위원들은 A씨에게 10억원에 가까운 돈을 무이자로 빌려줄 만큼 박 전 대표에 재력이 있냐고 물었고, 박 전 대표는 "회사에 입사했을 때 주식(바디프랜드)을 일부 매입했고 2015년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150억 넘는 200억원 가까운 금액을 벌게 되어 현재는 재력이 있는 편"이라며 재산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스템과 협업을 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앞서 2016년 바디프랜드의 안마의자가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한국 생산(Made in Korea) 작업을 위해 제조기반이 있는 오스템과 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곧 2020년 오스템 유상증자 참여로도 이어졌습니다. 바디프랜드는 오스템과 만든 합작회사인 '바흐'에서 안마의자 '람보르기니'를 생산했으나 현재는 단종됐으며, 해당 안마의자 생산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최근 주주 간 내홍을 겪고 있는 바디프랜드는 연이은 악재에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바디프랜드는 최근 '준법경영 선포 1년'을 대내외에 알리며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히며 준법경영에 고삐를 죄던 상황이었습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를 사임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퇴사한 전 대표의 일이라 (회사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출시한 안마의자 '팔콘'. (사진=바디프랜드)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