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금융당국은 이른바 '독감보험'의 보장금액이 100만원에 달하는 등 손해보험업계의 과열 경쟁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손보사의 과도한 판매 경쟁으로 인해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은 2일 14개 손해보험사와 간담회를 갖고 독감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의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 문제를 짚고, 내부통제 준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2020년 8월에 처음 출시된 독감보험은 독감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를 처방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인데요. 현재 5개 손보사가 50만원 이상 보장금액 운영중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보장금을 2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한 뒤 판매량이 20여일 만에 7만건 넘게 급증했습니다. 삼성화재도 1회 50만원 연간 최대 6회 지급(총 300만원)으로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금감원은 응급실 내원특약 보장금도 지적했습니다. 손보업계는 '응급실특약'도 최근 2만원에서 25만원으로 12배 이상 늘렸는데요. 금감원은 "2015년부터 암 등 중대질병만 통원비를 보장하도록 행정지도하고 있다"며 "'응급'이 아닌 '비응급' 통원을 보장하고 최근 보장금액도 대폭 인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외에도 △운전자보험의 변호사선임비용 보장한도 증액(1천만원→1억원) △간호·간병보험의 입원일당 보장금액 증액(2만원→26만원) 했던 사례를 들었는데요. 보험 가입자가 초과 이익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받는 도덕적해이(모럴헤저드)가 발생할 수 있고, 보험사가 높은 보장액과 절판 마케팅만 강조해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했습니다.
금감원은 손보사에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의 '상품심사기준'을 준수해 보장위험에 맞는 보장액을 설정하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보장액을 늘릴 때는 앞서 신고한 상품의 한도를 고려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추후 회사별 내부통제 운영실태도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입니다.
김범수 금감원 상품심사판매분석국장은 "이러한 과당 영업경쟁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보험산업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손보업계가 소비자 피해와 보험산업의 신뢰도 저하를 막기 위한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