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한 카카오가 연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공개 매수부터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이슈까지 카카오와 연관된 부분이 있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업계에선 카카오와 얽힌 상황으로 인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달 26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B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배 대표를 비롯한 3명은 2400억원 가량을 투입해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에스엠 주가를 시세조종하는 혐의를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식대량보유보고, 즉 5% 보고를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앞서 지난달 24일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사회 의장까지 금감원에 출석해 관련 조사를 받았죠.
카카오 이슈와 함께 한국투자증권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 지분 35%를 공개매수할 때 주관사로 나섰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주관사 낙점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었죠.
최근 카카오의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으로 한국투자증권도 다소 긴장을 하고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금감원은 카카오의 에스엠 인수 관련 법률 자문을 제공한 법무법인 율촌을 압수수색한 바 있는데요. 에스엠 인수전에 주관사로 나선 상황에서 카카오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란 시각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를 대리한 한국투자증권이 다소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싶다"며 "조금 긴장은 되겠지만 압수수색 대상도 아니고 공개매수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규정대로 진행했으면 별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등극과 관련한 이슈도 있습니다. 현재 1주 차이로 카카오(27.17%·1억2953만3725주)가 대주주를, 한국투자증권(27.17%·1억2953만3724주)이 2대 주주인데요. 카카오 법인이 향후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는다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상 인터넷은행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는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위만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 경우 카카오는 지분 10%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팔아야 합니다. 금융위가 카카오에 대해 초과지분 매각명령을 내리게 된다면 카카오는 초과지분인 17.17%를 정리해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한국투자증권이 최대주주가 됩니다.
카카오뱅크 대주주와 관련해선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을 지배하는 한국금융지주가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해 카카오뱅크 지분 30% 이상을 직접 보유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은행지주회사가 된다면 보다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됩니다.
때문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각하는 시나리오가 등장했습니다. 김무훈 법무법인 테헤란 변호사는 "가능한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매수 자금이 문제로 보인다"며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주식이 개인이 매수하기엔 액수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와 관련된 법률적인 판단이 이뤄지고 나서야 현재까지 언급된 시나리오들의 가능 여부가 더 적극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선 에스엠 시세조종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고 법률적 판단은 통상 몇년이 걸리기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투자증권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관련 사항에 대해 논의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