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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자 픽) 이준석의 신당 창당, 성공 가능성 있는 이유
입력 : 2023-11-07 오후 8:56:45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총선이 약 5개월 가량 남은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정계에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됩니다. 오늘 토마토Pick은 이준석 신당 창당과 관련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이준석 "당 안 변하면 창당"
12월말까지 시한 못박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결국 최후통첩을 날렸습니다. 이 전 대표는 5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 출연해 "12월 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12월 말까지 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 지도부와 각종 현안을 놓고 충돌해온 이 전 대표는 그간 탈당 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해왔지만, 구체적인 결정 시점까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유승민 연대 가능성 높아
인요한은 최후까지 잔류 설득
일각에서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연대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는데요. 비윤계 대표적 인사로 둘 다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점, 바른정당 시절부터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과는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유 전 의원 역시 지난달 신당 창당 가능성을 피력한 만큼 연대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입니다. 이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신당을 만들면 본인도 좋지 않고, 우리도 좋지 않다"며 "신당 발표하는 날까지 안으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요한 위원장이 추진하는 혁신이 이준석 전 대표의 마음에 드느냐 여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이준석 "비명계와도 접촉"
가능성 두고 갑론을박
이준석 전 대표는 “민주당 내 비명계를 포함해 진보정당 계열 인사와도 교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는 중간지대에 빅텐트를 치겠다는 구상입니다. 즉 국힘당과 민주당 공히 강경파들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당의 중도온건파 성향의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을 하나로 묶는 겁니다. 연대의 당사자인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와 신당 창당에 관해 논의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총선 전 연합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중심의 양당 독주를 막아서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우상호 "개똥 같은 소리"
신당, 이념 차이로 불가능?
다만 신당 정체성을 두고 이 대표와 비명계 간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합은 불가능하다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명계는 제가 만나고 있다. 만나본 분들은 '헛소리다' 이렇게 얘기하더라"라고 밝혔는데요. 경선 기회가 보장되기 때문에 탈당할 일이 없을 것이고, 탈당 하더라도 비명계가 이준석계와 일을 도모할 가능성이 없다는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보수-진보 '빅텐트' 가능한 이유
1. 공천학살 
이번 신당 창당설이 유력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구속영장 기각 후폭풍으로 친명계가 비명계를 향해 이른바 '자객공천'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경선이라는 민주적으로 보이는 절차를 거치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당원 구성을 보면 최소 60%에서 최대 70%가 친명 세력입니다. 경선이라는 민주적 절차로 비명계를 학살할 기반이 충분히 다져진 상황입니다. 굳이 '전략공천'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시중에는 친명-비명 대진표가 나돌고 있습니다. 
 
시중에 나도는 경선 대진표
좌측 친명-우측 비명(현역의원)
-서울 광진갑 : 추미애-전혜숙
-서울 광진을 : 이정헌-고민정
-서울 은평을 : 김우영-강병원
-서울 강북을 : 정봉주-박용진
-서울 마포갑 : 오성규-노웅래
-서울 영등포갑 : 채현일-김영주
-서울 성북을 : 김성진-기동민
-경기 광명을 : 양이원영-양기대
-경기 안산상록갑 : 양문석-전해철
-경기 성남중원 : 현근택-윤영찬
-경기 남양주갑 : 최민희-조응천
-경기 남양주을 : 이인화-김한정
-경기 화성을 : 진석범-이원욱
-경기 부천을 : 김기표-설훈
-대전 유성을 : 이경-이상민
-대전 대덕 : 박정현-박영순
-광주 서구갑 : 강위원-송갑석
-광주 동남갑 : 정진욱-윤영덕
-충남 논산계룡금산 : 황명선-김종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 김문수-소병철
-전북 군산 : 김의겸-신영대
 
2. 비례대표 배출 힘든 제3당
'빅텐트'란 이념이라는 틀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계층이나 이념을 가진 사람들의 정당을 의미합니다. 포괄정당이라고도 불리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현재 나와있는 제3당들이 빅텐트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의당은 사실상 붕괴 상태고,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은 현재의 지지율로는 비례대표도 배출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당 지지율이 3%를 넘어야 비례대표를 배출하는 데 이를 넘기 힘든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들 정당이 빅텐트에 모이면 비례대표를 충분히 배출할 수도 있고,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할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온건파들을 흡수해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여기에 민주당내 비명계가 합류하면 그야말로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3. 국힘-민주당 혐오감 극대화
신당이 출현할 경우 그 파급력이 강할 수 있는 기반은 바로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혐오에 기반한 정당이라는 점입니다. 뉴스토마토가 7일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대 당이 싫어서 국힘이나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80%를 넘어섰습니다. 상대 당이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지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4. 시기 놓친 선거제 개혁
선거제 개혁 시기를 놓친 것도 '빅텐트'에 힘이 실리는 이유인데요. 현행 선거제도는 소선거제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21대 총선에서 보여준 ‘위성정당’ 난립 행태를 보이지 않기 위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활동기한이던 지난 4월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10월까지 연장한 기한에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12월 12일 예비후보자 등록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선거제 개혁이 물건너가는 분위기입니다. 이 경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면 득표율의 50%만큼 의석을 배정하는 제도인데요.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거대 양당으로 인해 지역구 1위를 차지하기는 어렵지만 정당 지지율이 높다면 비례대표직을 상대적으로 많이 점유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군소정당인 제3당들이 빅텐트를 만들면 상당한 의석수를 가져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준석 신당, 양당에 악재
이준석 신당은 결국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에게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전히 이 전 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유 전 의원과 연합까지 하면 국힘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질 것은 뻔한데요.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나올 경우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3%p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민주당 측에도 악재입니다.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나올 경우 민주당의 지지도는 8.5%p 하락하며 오히려 국힘보다 민주당 측에서 더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입니다. 이는 미국에서 민주당 계열인 케네디 주니어가 무소속을 출마할 경우 민주당보다는 오히려 공화당이 더 큰 타격을 입는다는 여론조사와 비슷한 흐름입니다.

무당층 비율 증가
여야, 비주류 품을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조사된 무당층 비율만 30%내외일 정도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환멸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여야 비주류와 손잡고 신당을 창당한다면 대규모 정계 개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치권이 ‘유승민·이준석’ 신당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인데요. 일단 이 전 대표가 ‘당 지도부가 바뀌지 않으면 신당 창당’이라면서 여지를 일부 남겨둔 점, 비명계 의원들이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신당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이 과연 이준석 전 대표 마음에 드는 혁신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민주당이 경선이라는 민주주의 절차로 비명계를 학살할 가능성이 현실화될지, 아니면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을 제시할지 여부 등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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