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사법부 양대 수장인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모두 공석 사태를 맞은 가운데 차기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여야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의 후임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가 이날부터 본격 가동됐습니다.
추천위원 7명 중 5명 동의 얻어야 후보군
추천위원은 당연직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여당이 추천한 박윤해 법무법인 백송 변호사·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 야당이 추천한 이상갑 법무법인 공감파트너스 변호사·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7명입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수사 역량을 갖춘 후보자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확실히 확보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수처장 후보의 첫 번째 요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추천위원 5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최종 후보군 2명이 대통령에게 추천되면 대통령은 1명을 최종 지명합니다. 최종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됩니다.
그러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낙마했던 사태처럼 공수처장 후보자는 추천 과정에서부터 여야 위원들의 대립으로 난항이 예상됩니다. 공수처는 문재인정부 때인 2020년 7월 출범했는데, 당시에도 초대 공수처장은 이듬해인 2021년 1월에서야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2020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최종 후보를 선정할 수 있었던 공수처법을 개정해 5명 동의로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야당 측 위원 1명이라도 거부하면 후보자 지명이 무산되는 구조였는데, 기준이 바뀌며 야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겁니다. 따라서 당시 여야 갈등이 오랫동안 지속돼 공수처장 인선이 해를 넘겼습니다.
여야, 공수처 '비판적' 대 '우호적' 위원 추천
국민의힘은 공수처 유지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검찰만 갖고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공수처를 발족한 문재인정부때부터 드러내 왔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공수처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추천위원을 꾸렸습니다. 박윤해 변호사는 지난해 공수처 수사자문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공수처의 제도 보완을 요구해왔고, 이호선 교수는 공수처 폐지를 주장해 왔습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때 법무부 요직 출신 인사로 추천위원을 구성했습니다. 대통령과 검찰을 견제하기 위한 인사 구성에 주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이상갑 변호사는 추미애·박범계 장관 때 법무부 인권국장과 법무실장을 지냈고, 정한중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12월 총장 징계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따라서 추천위원 5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후보군은 한동훈 장관과 여야 추천위원 각 2명씩을 제외하면 김상환 법원행정처장과 김영훈 변협 회장의 의사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 처장은 2018년 문재인정부 시절 대법관이 됐고, 2021년 진보 성향의 김명수 전 대법원장에 의해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됐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대법원장 후보로 조희대 전 대법관을 지명했습니다. 대법원장의 임기는 6년이지만 조 후보자는 1957년생으로 2027년에 대법관 정년을 맞게 됩니다. 임기를 다 못 채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법원장이 한 달 넘게 공백 사태를 맞고 있어, 후보자 지명이 서둘러 진행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사진=연합뉴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