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지분을 가진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등은 4년째 매듭 짓지 못한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에어부산 경쟁력이 악화됨은 물론, 오는 2030년 개항을 앞둔 가덕도신공항에 지역항공사인 에어부산 유치를 위해서는 지금이 분리 매각 추진 적기라고 보고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에어부산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KDB산업은행 채권단에 있는 만큼 산은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와 지역 기업 7곳은 최근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습니다. TF는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에어부산 지분 매각 필요성과 지분 매각 시 인수 방법 및 대표 투자자를 확정한 내용을 연내 산은에 전달한다는 방침입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분리 매각 방안을 마련하고 12월에는 이를 확정해 산은에 최종 분리 매각 방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2일 인천국제공항에 제9호 태풍 '마이삭'을 피해 대피한 에어부산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에어부산은 김해국제공항에 주기돼 있는 항공기 23대를 '마이삭' 피해 에방을 위해 인천과 김포공항으로 이동시켰다고 2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부산시(2.91%)와 지역 기업 7곳(동일, 서원홀딩스, 아이에스동서, 부산은행, 세운철강, 부산롯데호텔, 윈스틸)이 보유한 에어부산 지분은 16.11%입니다. 아시아나는 41.89%로 최대 주주입니다.
지역공항 활성화 등의 이유로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은 양대 항공사 합병이 공식화한 이후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TF가 꾸려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부산시와 시민단체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함으로써 산은의 통매각 원칙이 깨졌다”며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래사회를준비하는시민공감과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 관계자는 “가덕도 신공항에 거점항공사가 필요하고 거점항공사로는 부산 지역 기반인 에어부산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엔데믹 이후 타 항공사들이 기재 도입과 신규 채용, 임금 상승을 통해 여객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동안 손발이 묶인 에어부산은 운수권(운항 권리) 배분에서도 모두 배제되는 등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분리 매각을 통해 하루 빨리 경영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분리 매각을 위해서는 아시아나 주채권단인 산은을 설득해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분리 매각이 추진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양대 항공사 합병 전제가 통매각이었고 이를 토대로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도 승인을 받아왔는데 이제 와서 산은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승인 하기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공식 요청이 들어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어부산은 올해 두번째로 신규 항공기 1대를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