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올해 'SK' 브랜드 사용 계약이 만료되는
SK증권(001510)은 사명 사수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SK증권은 5년여 전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뀐 이후에도 회사채, 기업공개(IPO) 부문에 있어서 SK그룹과 좋은 관계를 이어왔는데요. SK 브랜드가 주는 안정감이 큰 만큼 브랜드 지속을 위한 전력투구가 예상됩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이 지난 2021년 1월 SK그룹과 맺은 SK 브랜드 사용 3년(2021년1월초~2023년12월말) 재계약은 내달말에 만료됩니다. SK증권은 사명에 'SK'가 붙어있지만 SK그룹 계열사는 아닌데요. 현재 SK증권의 최대주주는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J&W BIG LCC)로 지분 19.44%를 보유 중입니다. J&W BIG LCC의 최대주주는 J&W BIG 사모투자합자회사로 사모펀드(PE) 운용사 J&W파트너스가 SK증권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에 참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사모집합투자기구입니다.
SK증권은 지난 1992년 SK그룹(당시 선경그룹)에 인수된 후 1998년부터 SK증권이란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6년 가량 SK그룹 계열사로 있었지만 지난 2015년 SK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 SK증권 지분 정리에 나서며 계열사 분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보험업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일반지주회사 전환 이후 SK는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기간 안에 SK증권 보유지분 9.88%를 처분하지 못했는데요. 결국 SK는 지난 2018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주식 처분명령과 과징금 29억60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습니다.
SK가 과징금을 부과받은 같은 해 7월, 금융위원회는 SK로부터 J&W파트너스로 SK증권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습니다. J&W파트너스가 SK증권을 인수했지만 사명은 그대로 SK증권을 유지했는데요. 그해 1월에 맺은 브랜드 사용 3년 재계약을 그대로 이어간 것이죠.
신용평가사들은 SK그룹과의 인연이 마무리돼 수익성 악화를 점친 바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SK증권의) 사업 안정성에는 그룹 회사채 인수, 단말기 할부채권 유동화 주관 등 SK그룹과 영업 거래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주주 변경 시 계열 물량 축소로 사업 안정성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SK 계열로부터의 회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소멸됐다"고 전한 바 있죠.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SK증권은 SK 계열사와 좋은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2020년엔 SK바이오팜, 2021년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의 IPO 인수단을 맡은 바 있죠. 이규희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계열 분리 이후에도 SK 계열사와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회사채 인수 및 IPO 주관을 지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도 향후 SK 브랜드를 계속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이름을 사용하게 되면 예비 고객이나 기존 고객에게도 혼란이 올 수 있다"며 "SK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SK라는 (대기업) 이름에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은, 안정감을 주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만큼 증권사 매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SK증권은 항상 언급되는데요. 일각에선 SK라는 이름값이 있어야 향후 매각 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같은 관계자는 "회사 가치, 지점망, 영업망, 영업 레코드 등이 더 중요하다"며 "SK 계열사가 아닌 브랜드만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협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SK증권 관계자는 "브랜드 계약은 올해 말까지인데 향후 재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SK증권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