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전청조씨가 28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연인이었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공범인지에 대한 진실공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남씨 또한 11억원대 사기 의혹으로 최근 경찰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는데, '전씨에게 속았다'는 남씨의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공범 여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지난 10일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23명의 피해자들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28억원을 가로챈 혐의입니다.
이 과정에서 남씨도 펜싱아카데미 수강생 부모로부터 11억원 사기 명목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전씨가 남씨에게 준 선물들이 범죄수익금으로 마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며 남씨는 자신 또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범 부인, 객관적 증거 필요…고소로 피력하기도
남씨는 전씨의 범행 사실을 몰랐고, 자신 또한 사기에 이용된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공범 의혹을 불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에는 전씨에 대한 사기와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습니다.
남씨의 공범 여부는 사전에 전씨의 사기 범죄를 얼마나 인지했는지,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밝혀지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일 범행에 관여했다면 남씨 또한 공동정범 또는 방조 혐의가 적용됩니다.
앞서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 휘말린 가수 임창정씨는 자신 또한 60억원의 빚을 떠안은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사태의 몸통인 라덕연씨와 친분이 있고, 타인에게도 투자를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정황이 포착되면서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추측이 불거졌습니다. 남씨처럼 임씨도 정범의 범죄 사실을 몰랐고,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입니다.
"속았어도 무조건 무혐의로 이어지진 않아"
다만 법조계에서는 범죄 의욕을 돋운 행위도 정신적 방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정범과의 관계 입증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정범이 공범으로 지목된 자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주장해도 이 또한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특히 남씨가 전씨에게 실제로 속은 정황이 밝혀져도, 피해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무조건 무혐의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입니다.
김상윤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공범 연결 가능성을 끊기 위해 고소를 하기도 하지만, '속았다'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무조건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라며 "형량을 참작할 수 있는 요소는 되겠지만 돈이 실제로 누구에게 흘러갔는지에 따라 혐의 여부 또는 형량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 씨의 공범 의혹을 받고 있는 남현희 씨가 이틀 만에 재소환돼 8일 서울 송파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