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대어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파두가 내놓은 성적표는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3분기 매출 3억원. 일각에선 동네 식당 수준의 매출이라고 비판했는데요. 하필 동네 식당이 꼽히는 이유가 궁금해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분기 매출 3억원이면 한 달에 매출 1억원을 기록하는 기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엔진에 '월 매출 1억'이라고 입력한 후 검색해봤는데요. 떡볶이, 순대, 족발, 솥밥, 닭국수 등을 파는 식당 중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한 곳이 많았습니다. 프렌차이즈 브랜드 식당 매장이 눈에 띄었죠.
즉, 월 매출 1억원을 버는 사업체로 동네 식당을 꼽은 건 이상한 점이 아니었습니다. 당장 점심시간에 여의도 증권가를 돌아다녀도 줄을 서서 먹는 식당이 여러 곳 있는데요. 많은 식당들이 '파두급' 매출을 벌어들인다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2분기로만 놓고 본다면 파두보다 나은 매출을 보였습니다. 2분기 파두 매출은 5900만원입니다.
8월 7일 상장을 앞둔 파두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예상 매출액은 1203억원입니다. 1분기 177억 매출을 기록한 파두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80억원인데요. 예상 매출 15% 수준으로 10월, 11월, 12월에 1023억원 매출을 기록하면 예상치에 부합합니다.
시가총액 1조원이 깨진 파두는 해명문까지 내며 투자자들을 달랬습니다. 파두 측은 지난 13일 "4분기에는 3분기보다는 회복된 실적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에는 조금씩 원래 파두가 목표로 하고 있던 성장세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주시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업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상황인데요. 주가는 16일 1만8500원에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41.27% 빠졌습니다.
동네 식당 수준 매출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보여야 합니다. 4분기에 기존 고객사 발주가 재개됐다는 해명이 실제 숫자로 증명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대한 정부 기대가 큰 상황에서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파두처럼 예상 실적을 크게 엇나간다면,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8월 7일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파두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