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양종희호 KB금융지주가 본격 출범했습니다. 국내 리딩금융 입지에 오른 금융그룹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할 과제가 놓여있는데요. KB금융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과 선진국 시장 진출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21일 KB금융에 따르면 양종희 회장은 이날 공식 취임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습니다. 전임 회장이 KB금융을 '리딩뱅크', '리딩금융' 자리에 올려놓았다면, 양 회장은 전임자가 구축해 놓은 국내 성과 위에서 글로벌 성과를 한 단계 더 도약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KB금융은 글로벌 수익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 4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는데요. KB금융은 글로벌 부문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신흥국과 선진국 시장 등 '투트랙'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를 통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IB 영업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입니다.
당장 시급한 문제로는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가 꼽힙니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데요. KB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인 부코핀은행을 인수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올 상반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수익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코핀은행의 정상화가 필수적인데요. 양종희 회장 역시 최우선 과제로 부코핀은행 경영 정상화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내정 후 첫 출근길에서 KB부코핀은행 관련 "값싸게 부실회사를 인수해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 시키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B금융은 지난 컨퍼런스 콜을 통해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까지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며 "앞으로 추가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며, IT투자 및 내부개혁을 통해 정상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코핀은행의 영업인력과 체계를 정비해 디지털에 강점이 있는 은행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금융 진출과 관련해 글로벌 또는 현지 사정에 맞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실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지 말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서 실장은 "자금세탁과 관련해서도 해외는 국내보다 훨씬 규제가 강한데 국내 금융사는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들이 있다”며 “이같은 시스템 정비뿐만 아니라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종희 신임 KB금융 회장이 21일 취임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