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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 실효성 '미미'…해법은 ‘투자 인센’
'리쇼어링' 유보·축소 선택기업 70% 달해
입력 : 2023-11-22 오후 4:15:30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해외 투자를 회수하고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uring)' 기업들의 고용 창출 효과가 적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업은 상대적으로 규모 작고 경제 기여도도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기업의 국내화' 보다 '생산의 국내화'를 추구하기 위한 국내 투자의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리쇼어링 기업의 특징과 투자의 결정요인'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2013년부터 '국내복귀기업(유턴기업) 지원제도'를 통해 리쇼어링 기업들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제조업·정보통신업 등 기업이 해외사업장을 축소 또는 양도하고 국내로 복귀할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해주고 있습니다. 
 
KDI는 2011~2019년 국내 1200개 다국적 제조기업을 확장, 오프쇼어링, 리쇼어링, 유보·축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해외투자를 철회하고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업들의 고용창출, 경제기여 효과가 적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22일 나왔다. 그래픽은 다국적 기업 투자유형 분석 결과. (그래픽=뉴스토마토)
 
총 3개 기간(2011~2013년, 2014~2016년, 2017~2019년)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다국적 기업들은 다음 기간에도 동일한 투자 형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쇼어링 기업이 다음 기간에 다시 리쇼어링을 선택한 비중은 39.7%로 집계됐으며 유보·축소형 투자를 선택한 비중은 29.6%로 나타났습니다.
 
정성훈 KDI 연구위원은 "해외에서의 생산활동은 기업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해당 사실은 리쇼어링 기업들의 경쟁이 중장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국내 리쇼어링 기업들은 다른 투자유형의 기업들보다 영세하고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쇼어링 기업들의 생산성이 낮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종사자 1인당 부가가치 기준을 뜻하는 '노동생산성'을 보면 리쇼어링 기업은 확장형 기업보다 약 14% 낮았으며 오프쇼어링 기업보다 5%가량 낮게 나타났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리쇼어링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노동집약적이며 생산성이 낮고 해외 생산 경험도 부족해 향후 해외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낮은 다국적 기업들을 의미한다"며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가 정책담당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리쇼어링 기업들은 확장형·순수 국내기업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 기간 동안 리쇼어링에 의해 이뤄진 국내 순투자액 대비 순고용은 10억원당 1.17명입니다. 같은 기간 확장형 기업은 1.32명, 순수 국내기업은 2.4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고용 촉진을 위해서라면 순수 국내기업의 투자를 지원하는 것이 2배 이상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선정한 유턴기업들도 리쇼어링 기업들과 유사한 특성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정책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 연구위원의 분석입니다.
 
공급망 교란 속 과도한 생산의 국제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국내화' 보다 '생산의 국내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정 연구위원은 "공급망 안정화, 제조업 경쟁력 유지 등 유턴기업 지원제도가 가진 목적은 리쇼어링 여부에 관계 없이 국내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달성해야 한다"며 "최근 급격히 상승한 국내 노동비용은 기업의 오프쇼어링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투자 인센티브 강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외투자를 철회하고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업들의 고용창출, 경제기여 효과가 적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22일 나왔다. 사진은 브리핑 하는 정성훈 KDI 연구위원. (사진=KDI)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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