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다국적제약사 백신 공동 판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MSD 백신 다수의 국내 판권이
HK이노엔(195940)에서 보령바이오파마와 광동제약으로 넘어갔습니다. 계약 종료로 약 2000억원의 매출 공백이 불가피해진 HK이노엔의 대안 마련에도 눈길이 쏠립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보령바이오파마가 폐럼구균 백신 '프로디악스23'과 더불어 최근 허가된 15가 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반스', 로타 바이러스 백신 '로타텍',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의 공동 프로모션 및 유통을 맡습니다.
광동제약(009290)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9'과 '가다실'의 국내 마케팅과 유통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보령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자체 백신 생산시설이 있고 의약품 유통 콜드체인을 갖춘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가 가진 역량을 모아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습니다. 광동제약은 GSK, 모더나 등 다국적 제약사와 백신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입지를 강화해 왔습니다.
계약기간은 비공개이지만 제약업계 공동 판매 계약이 통상 3년이고, HK이노엔이 2년간 백신 6종의 국내 판매를 맡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2년 간 공동 판매를 한 뒤 1년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MSD 관계자는 "약정된 계약된 기간이 올해로 만료되면서 변화하는 백신 포트폴리오와 장기적 경영 방향성과 전략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새 파트너십 체결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 백신은 외형 성장과 영업 커버리지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물류, 수금 등에 있어 운영비용이 추가로 소요돼 수익성은 낮은 편인데요. 기업별 사업 방향성과 전략에 따라 상이하지만 도입제품 외에도 자체제품을 충분히 마련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MSD 백신 공백으로 HK이노엔의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면서 대안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HK이노엔은 다국적제약사와 국내 대형제약사와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코프로모션을 앞두고 있는데. 도입제품뿐 아니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등 자체제품을 포함해 수익성 높은 경구제 중심인 포트폴리오로 재편해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입니다. 기존 영업마케팅조직에서 전체 제품을 담당해 왔기 때문에 조직변동 사항은 없습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연간 원외처방실적 1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캡은 향후 계약조건 변경이 기대돼 이 부분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HK이노엔은 올해 말
종근당(185750)과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 백신은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만큼 향후에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올리면 후에 직접 생산한 제품이 나왔을 때 빠르게 유통이 가능하다"면서 "이익률이 낮더라도 제품과 상품을 병행하는 것이 현재로선 국내 대다수 제약사들에겐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다실9 제품 이미지. (사진=광동제약)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