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속도가 붙으면서 경기도 내에서도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내 안성시와 포천시는 지역 내 위치한 대학에 의과대학을 추가 신설해 부족한 의료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기조를 밝히며 지난 9일부터 2주간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희망 증원 규모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지난 2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들의 증원 희망 폭은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으로 현재 정원 대비 70.3~93.1%를 늘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지자체 의대 신설 요구
정부는 기존 1000여명 정도 늘리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수요 조사결과와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대학의 수요까지 반영하게 되면 증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국적으로 의대 신설 요구가 빗발치면서 경기도도 재빠르게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앞서 경기도의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돼 왔습니다. 의료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전국 의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21.1%입니다. 서울의 경우 38.1%로 경기도의 2배 수준에 달합니다.
인구수로 비교해 보면 더욱 부족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시 인구는 940만이지만 경기도는 1400만명으로 약 500만명 정도 인구가 많습니다. 특히 경기북부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의료시설까지 부족해 문제가 더욱 큽니다. 경기도 종합병원 67곳 중 19개 병원만이 북부에 위치해 있고, 상급종합병원 5곳은 모두 경기 남부 지역에 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의료 인프라를 위해 의대 신설을 통한 인력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안성시는 한경국립대에 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경기도 유일한 국립대로 의대 신설에 적격이라는 주장입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필수의료 접근성을 확대해 경기도 외곽에 의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한경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안성시에서는 경기도의료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의사를 구하기가 힘들어 안정적인 진료가 어렵다"면서 "의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공의료 정책도 실효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북부의료 확대 가능성 시사
포천시도 의과대학 신설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포천시와 동두천시는 대진대학교에 의대를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포천시의 요청에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은 '경기북부 의대 설치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의과대학에서 지원받은 의사는 10년간 북부 지역 공공의료 분야에 종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의정부시 소재 신한대학교도 의과대학 신설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신한대는 최근 의과대학 설립 추진위를 조직하고, 관련 지자체와 의료단체 공문 등과 협의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의사단체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의대 정원 수요 조사결과 발표 후 정부와 의사협회가 진행하는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의사협회가 정부의 결과 발표를 문제감아 3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26일 회의를 열고 파업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앞서 지난 2020년 공공의대 논란 당시 의사들은 집단 휴진에 들어갔고, 의대생들은 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집단 거부한 바 있습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