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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내세요 중재…아니 연구원님"
입력 : 2023-11-28 오전 6:00:00
"넌 직장인이니까 꼭 봐"
 
몇 번이나 재촉하는 어머니를 실망시켜 드릴 수 없어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봤습니다. 12부작 드라마였지만 제게 필요한 시간은 단 이틀이면 충분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한 환자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하는 주인공 정다은 간호사를 '중재자님'이라고 부릅니다. 본인이 사는 현실을 게임으로 인식하기 때문이죠. "감사합니다, 중재자님"이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드라마에서 제법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맡은 이 환자(작중 이름 김서완)로 인해 드라마 시청자들은 많이 웃고 많이 울었습니다. 
 
김서완 환자를 포함해서 드라마 속 인물들은 제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크게 보면 궤를 같이 하는데요. 다들 일상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겨우 버티거나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심하게 무너지면 병원에 입원을 해 치료를 받고, 겨우 버티면 행여 누구에게 들킬까 전전긍긍하죠.
 
실제 주위에서도 누구든 겪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역시 스스로를 진단하게 됐는데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증권사 연구원 A를 만났습니다. 점심을 함께 먹으며 요즘 업무 강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A는 요즘들어 바쁘기 때문에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루에 많이 자면 5시간, 그래도 주말엔 출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서 괜찮다고 합니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단 듯 건내는 말, "힘들지만 해내야죠". 모두들 바쁘고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꿋꿋이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A 연구원도 크게 다를 바 없는 대한민국 직장인이었습니다. 나와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짊어지고 있는 일상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힘들지만 해야죠. 그렇습니다. 당연히 다 알고있는 세상의 이치입니다. 혹시 힘든 일상을 간신히 버텨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힘을 내세요, 연구원님. 언젠가 저와 함께 화룡을 잡으러 떠나시죠"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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