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가전과 정보기술(IT) 분야 신기술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CES) 전시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술 종주국인 한국이 그리는 가전·IT 미래는 ‘인공지능(AI)’과 ‘무탄소’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입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해 매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가 오는 9일(현지시간) 개막합니다. 1967년 뉴욕에서 처음 개최된 CES는 가전 박람회로 태동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1995년부터는 장소를 라스베이거스로 옮겼고 2000년 들어서는 정보통신 기업들이 참가해 지금의 모습인 가전·IT 전시회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CES는 150개국, 40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데 이중 600여개가 한국 기업들입니다.
글로벌 가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갈고 닦은 신기술을 탑재한 신제품 가전을 CES에서 최초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CES는 지난해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가 실제 우리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1월 5일 'CES 2020'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설치한 LG 씽큐 광고판. (사진=뉴시스)
먼저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 주제로 글로벌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AI 비전을 공개합니다. CES 뿌리가 가전에 있는 만큼 삼성은 고도화된 AI 기술을 탑재한 가전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근 회사가 상표 출원한 ‘AI 비전 인사이드’가 대표적입니다. AI 비전 인사이드는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들어가고 나가는 식재료를 촬영해 음식 리스트를 만들어주는데 기능인데, 회사는 이 기능이 탑재된 냉장고를 선보일 전망입니다. 사용자가 기록된 리스트에 보관 기한을 설정하면 기한 임박 시 알림까지 보내줍니다.
LG전자도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는 주제로 AI 기반 혁신 기술을 공개합니다. 삼성전자가 푸드와 가전에 AI 기술을 침투시켜 가전 생태계를 AI 기반으로 확대한다는 것에 방점을 뒀다면, LG전자는 ‘가사생활도우미’를 로봇으로 구현해 이전에는 없는 가전 신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의 가사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두 다리와 카메라와 스피커가 장착돼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하고 외부침입 경고를 스마트폰을 통해 알리는 게 특징입니다.
에너지 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탄소 감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SK이노베이션(096770),
SK하이닉스(000660) 등 SK그룹 7개 계열사가 공동 전시관을 운영하는데 이들은 탄소 감축으로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제로(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CES 현장을 찾아 여러 전시관을 둘러볼 계획입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 중인 두산그룹 역시 박정원 회장이 4년 만에 현장을 찾아 친환경 관련 기술을 살핍니다. 두산그룹은 더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를 위한 무탄소 토털 에너지솔루션과 AI 및 무인자동화를 적용한 최신기술을 선보일 전망입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는 다양한 실물 전시품과 스케일 모형을 통해 ‘세상엔 내일의 기술이 두산에겐 오늘의 기술’임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미래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두산에겐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비즈니스”라고 말했습니다.
LG전자가 CES 2024에서 스마트홈 허브를 포함해 만능 가사생활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며 스마트홈의 가치를 높이는 ‘스마트홈 AI(인공지능) 에이전트(오른쪽)’를 첫 공개한다. (사진=LG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