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2년차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금융지주 계열인 두 증권사는 올해를 앞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요. 주식·채권 등 정통 투자은행(IB) 조직 강화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던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올해부터 2년의 임기를 더 부여받았습니다. 2022년부터 각자대표로 신한투자증권에서 일하기 시작한 김 대표는 지난해 단독대표로 선임됐는데요. 올해로 김 대표가 온전히 이끄는 2년차를 맞이합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김 대표에게 2년의 임기를 부여하며 통상 연임 시 주던 1년 임기의 관례를 깼습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도 김 대표와 함께 2년 임기를 받았습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지난해 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이슈에서 벗어났는데요. 지난해 부임한 강 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올해 말까지입니다. 하나금융에서 부회장 명함을 떼어내고 그룹 내 부문 임원이 된 것 이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2년차를 맞이한 두 대표는 지난달 조직개편에 나섰는데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모두 정통 IB 부문을 강화했습니다. 먼저 신한투자증권은 GIB(글로벌투자금융)2그룹의 기업금융투자부를 2개 부서로 분할했습니다. IB 역량을 높이기 위한 개편입니다.
김상태 대표는 IB 업무를 30년 이상 맡아온 IB 전문가입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IB총괄사장을 지내던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신한투자증권 GIB 총괄 각자대표로 자리를 옮겼는데요. GIB그룹은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자문, 회사채·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도맡아서 하는 영업조직입니다. 이번 GIB2그룹 조직개편과 관련해 신한투자증권은 "'영업 중심' 관점에서 자원 재분배를 통해 프런트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기업금융 1, 2부는 통합해 관리체계를 일원화했습니다. '효율 중심' 관점에서 기존 부서-본부-그룹으로 운영했던 조직을 부서-그룹으로 간추렸고 부서통합을 확대 실시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간소화하고 과감한 권한 이양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증권도 IB1부문과 2부문을 신설했습니다. 기존 IB그룹은 기업금융본부·인프라대체금융본부·개발금융본부·부동산금융본부·투자금융본부·프로젝트금융본부·IB솔루션본부로 이뤄졌는데요. IB 조직을 2개의 부문으로 나누며 IB1부문에선 ECM(주식자본시장)본부 등을 신설해 정통 IB를 강화했습니다.
IB1부문장엔 박병기 전무를 앉혔습니다. 박병기 현 기업금융본부장은 최근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습니다. IB2부문엔 부동산 IB 조직을 배치했는데요. 하나증권은 "부동산금융 조직을 정비하고 수익성 제고를 목적으로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증권사가 정통 IB 부문을 강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됐습니다. 증권사들은 한국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에 직면했습니다. 앞으로도 부동산 경기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주식 발행, 채권 발행 등 정통 IB에 중점을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사는 올해 실적 개선이 절실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2312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습니다. 전년 동기(5697억원) 대비 60% 가까이 감소한 실적입니다. 하나증권은 같은 기간 30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후반으로 갈수록 IPO 등 ECM 부문이 부각됐고 올해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금세 저금리로 갈 것이란 보장도 없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쪽보다는 기업 자금을 조달하는 ECM 부문에서 적극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리스크관리와 관련해서도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습니다. 리스크관리본부를 그룹으로 승격시켰죠. 하나증권은 WM 지역본부인 중앙지역본부와 남부지역본부를 신설해 지역영업 극대화로 수익성 강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올해 토큰증권발행(STO) 산업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관련 조직 개편도 있었는데요. 신한투자증권은 ICT(정보통신기술)그룹을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그룹으로 재편, 하나증권은 디지털자산센터를 신설했습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왼쪽),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사진=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